중국, 자국 기업에 ‘불똥’ 우려…2차 제재 동참 가능성 낮아

2010.08.01 22:01
베이징 | 조운찬 특파원

미국의 대북제재팀이 한국을 방문한 1일 중국의 모든 언론들은 이 사실에 침묵했다.

지난 3월26일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의 상황에 귀를 세워온 중국 언론이 ‘대북 2단계 제재조치’를 준비하려는 아인혼 대표단의 방한을 애써 외면한 것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엿보게 한다.

지난달 29일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후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한반도에 대한 군사도발을 막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제재 조치에 중국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지난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했고, 이번 천안함 안보리 의장성명에도 반대하지 않은 만큼 중국이 대북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대북 금융거래 제재를 통해 북한 기업의 위폐나 마약 무역, 사치품 거래 등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결제은행을 통해 북한 무역의 달러화 결제를 막음으로써 북한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2단계 제재 방안의 구체안이 확정되지 않아서인지 중국 당국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최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대응과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중국의 계속된 반대 표명은 중국의 향후 스탠스를 점치게 한다.

중국은 지난달 9일 유엔안보리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 성명을 발표한 직후 “천안함 사건의 한 페이지를 빨리 넘기자”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출구 전략’에 나서자고 촉구한 바 있다. 관련 당사국 모두 ‘천안함’에서 벗어나 6자회담장으로 복귀할 것을 원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6자회담 참석을 가로막는 제재조치를 찬성할 리 만무하다.

중국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서도 대북 제재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서는 북한 기업에 대한 제재조치가 가져올 불똥의 대부분이 자국 기업으로 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또 이번 제재가 북한의 체제는 물론 한반도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안보리 의장성명에 동의한 것에 성의를 다했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중국이 미국의 대북 2차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