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돌아온 감염자 1명 사망”…중국, 한국인 대상 ‘코로나 유언비어’ 기승

2020.03.01 22:08 입력 2020.03.01 22:12 수정

차별·혐오 부추길 우려 커

지정격리 지방정부도 늘어

지난달 28일 중국 선전공항에 아시아나항공 371편으로 입국한 여행객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자 18명과 가족 등 한국인 25명이 선전시 당국이 격리 수용을 위해 지정한 한 숙소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다.  선전 |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중국 선전공항에 아시아나항공 371편으로 입국한 여행객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자 18명과 가족 등 한국인 25명이 선전시 당국이 격리 수용을 위해 지정한 한 숙소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다. 선전 | 연합뉴스

중국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유언비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내에서 유언비어 등을 통해 한국이나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적반하장 상황이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발 항공편 승객에 대해 지정 격리를 실시하는 중국 지방정부도 증가하는 추세다.

선양만보에 따르면 선양(瀋陽)시에 사는 류(劉)모씨(54)는 지난달 28일 84명이 있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 단체방에 “한국에서 돌아온 사람 1명이 선저우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밍롄제(明廉街) 거리가 봉쇄됐다. 이 사람이 귀국 후 나흘간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모른다. 해당 병원과 밍롄제, (한인 거리인) 시타제(西塔街)에 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고, 공안당국은 류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류 조치했다.

다롄(大連)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롄시 공안국이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쿵(孔)모씨(44)가 웨이신 단체방에 “중난(中南)로 다상(大商)마트에 가지 말라”면서 “근처 아파트에서 한국인이 코로나19 감염을 숨겨 아파트가 봉쇄됐다”는 가짜 소문을 퍼뜨렸다. 공안국은 쿵씨에 대해 구류 5일 처분을 내렸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한국인이 코로나19를 피해 중국으로 ‘피난’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졌지만, 중국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류하이타오(劉海濤) 국가이민관리국 사장은 “지난달 23일부터 현재까지 중국에 입국한 한국인은 일일 평균 1300명으로 평소보다 소폭 증가했고 한국발 입국자의 70%는 중국인”이라고 했다고 관영 CCTV가 1일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해 지정 격리 조치를 실시하는 지방정부가 늘어나고 있다. 총 26개의 성·시 가운데 14곳이 강화된 입국절차를 시행 중이다. 시안(西安)시는 1일 한국과 일본 등에서 입국하는 모든 인원에 대한 지정 격리 정책을 시작했다. 한국 등에서 입국한 모든 승객은 지정된 호텔로 이동해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귀가할 수 있다. 충칭(重慶)시도 이날부터 모든 국제선 승객에 대해 지정 격리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선전에서는 대구·경북 출신 입국자 18명 등 한국인 2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지정 격리를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573명이며 사망자는 35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일 0시 기준 중국의 누적 확진자는 7만9824명, 사망자는 28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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