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넘치는 ‘오일달러’ 자신감 중국 배우자

2008.02.01 22:59
김유진기자 actvoice@kyunghyan

“중국을 본받아 우리도 해외자산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메드베데프, 넘치는 ‘오일달러’ 자신감 중국 배우자

러시아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사진)가 ‘중국 배우기’를 주문하고 나섰다.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31일 “대다수 강대국들이 해외자산 인수에 가담하고 있고 특히 중국 등이 매우 적극적”이라며 “우리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러시아 재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해외 투자가 러시아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투자를 다양화하는 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해외에 투자하는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 방침도 시사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에 의해 ‘후계자’로 지목됐다. 오는 3월2일 대선에서 푸틴의 정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는 사실상 러시아의 ‘2인자’다. 1인자는 메드베데프가 집권시 총리로 지명하겠다고 밝힌 푸틴이다. 푸틴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며 승승장구, 2005년말 제1부총리로 승격된 이력을 들어 푸틴의 ‘정치적 양자’로도 불린다. 올해 42세인 그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의 이사장을 맡는 등 막강한 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드베데프가 후계자로 나선 뒤 첫 재계 연설에서 중국식의 적극적 해외자산 인수를 강조한 것은 무엇보다 푸틴 시대의 경제 번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풍부한 석유, 천연가스 등의 자원을 수출해 벌어들인 ‘오일머니’로 신흥 경제강국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0일 러시아 재무부 관계자가 석유 수입 중 일부를 32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로 공식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의 발언에선 동유럽과 아프리카, 남미에 이르기까지 공세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는 가스프롬을 선두에서 이끈 ‘경제통’의 이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메드베데프는 다만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견제론을 의식한 듯 “차분하고 신중하게 우리의 이익을 넓혀가되, 러시아의 투자가 효과적이고 투명하며 현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국가’를 강조하며 “기업은 부유한데 국민이 가난한 경우, 기업은 강한데 국력이 약한 경우에는 국가 이미지가 개선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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