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20주년

“트럼프는 볼드모트” 사회운동가 된 롤링

2017.06.21 20:54 입력 2017.06.21 20:57 수정

동성애·인종주의·계급 갈등

소설에도 정치적 이슈 담아

한부모 단체 후원·기부도

[해리 포터 20주년]“트럼프는 볼드모트” 사회운동가 된 롤링

우울증에 시달리던 가난한 싱글맘 조앤 K 롤링(51·사진)의 인생은 20년 사이에 마법처럼 변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성공으로 부와 명성을 얻었고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이제 롤링은 더 이상 해리 포터 이야기를 쓰지 않지만 문학 세계 바깥에서 그는 여전히 바쁘다.

아동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동성애와 인종주의, 계급갈등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를 담아냈던 롤링은 현실에서도 신념을 감추지 않는다.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롤링은 “내가 믿는 가치는 국경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했다.

소설 속 마법학교 교장 앨버스 덤블도어의 성 정체성 논란을 두고 한 독자가 트위터에서 “덤블도어는 동성애자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자 롤링은 이렇게 답했다. “왜냐하면 동성애자들은 마치 사람처럼 보이니까.” 2015년 해리 포터 연극에서 여주인공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에 흑인 배우가 캐스팅돼 논란이 일었을 때는 “한 번도 (헤르미온느가) 하얀 피부라고 명시한 적 없다”면서 “나는 흑인 헤르미온느를 사랑한다”고 했다.

그는 때로 독설을 퍼붓기도 한다. 2006년 롤링은 모델들을 비판하며 “두 딸이 깡마른 복제인간처럼 자랄까 걱정”이라고 했다. 마른 몸매의 모델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 때는 “인종주의자들과 편협한 사람들이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하고 있다”고 탈퇴파를 맹비난했다.

롤링은 2008년 노동당에 100만파운드를 기부할 만큼 열성 지지자다. 하지만 제러미 코빈 대표와는 사이가 편치 않다. 코빈 지지자들이 그를 “덤블도어의 사회주의자 버전”이라 부르자 롤링은 “코빈은 덤블도어가 아니다”라고 반응했다. 코빈보다는 과거 노동당 신좌파 노선을 이끈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성향에 가깝다. 브라운 전 총리의 아내 세라와는 지금도 절친한 사이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 때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둘 다 대단하다”고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게는 혹독한 평가를 내린다. 2015년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금지를 주장하자 롤링은 그를 소설 속 악당 볼드모트와 비교하며 “끔찍하다”고 했다.

19일(현지시간) 런던 핀스버리파크 모스크를 겨냥한 백인 남성의 차량공격이 일어나자 롤링은 반무슬림 증오범죄가 극단화한 것은 대중매체와 극우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극우 극단주의가 급증하는 영국에서 테러용의자 3명 중 1명은 백인”이라고도 했다.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웠던 롤링은 한부모 가정 지원단체 등 14개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소설 속 빛을 밝히는 마법 ‘루모스’에서 이름을 딴 자선단체도 세웠다. 루모스는 동유럽과 미국 고아원의 장애아들을 돕는다.

2012년에는 1억6000만달러를 기부해,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빠졌다. 롤링은 2001년 마취의 닐 머리와 재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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