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유대인 학살 책임 없다”…이스라엘, 강력 반발

2018.01.28 17:08 입력 2018.01.28 22:04 수정

홀로코스트 추모일 맞은 유럽 곳곳서 극우 부상, 우려 목소리

폴란드 의회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서 발생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폴란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폴란드 하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를 점령한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등 강제수용소를 ‘폴란드 죽음의 수용소’로 부르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고 가제타 비보르타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폴란드가 나치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누구든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죽음의 수용소’의 사용을 반대하는 등 유대인 학살에 일부 폴란드인이 가담한 사실을 일관되게 부정해왔다. 최근 몇년 사이 민족주의 성향의 극우 정당이 부상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스라엘은 해당 법이 유대인 대학살 가담자에 대한 논의를 제한한다며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 법은 근거가 없다”며 “누구도 역사를 바꿀 수 없고, 유대인 대학살도 부정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맞은 27일 유럽 곳곳에서는 반유대·반이민정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1945년 1월27일 아우슈비츠가 소련에 의해 해방된 지 73년이 지난 지금 유럽에서는 반이민과 반무슬림을 앞세운 극우 정당들이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신나치와 백인우월주의 단체는 극단적 증오의 온상”이라며 “비도덕적 견해가 사회·정치의 변두리에서 주류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증오의 정상화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타인에 대한 증오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도 “오스트리아는 가해자 중 하나였고 사상 최악의 범죄인 홀로코스트에 가담했다. 오스트리아에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선동이 설 자리는 없다”며 역사적 책임을 상기시켰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나치 시대에 뿌리를 둔 극우 정당이 중앙 정치무대로 들어왔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해 9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했고,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제1당인 중도우파 국민당은 나치와 연관된 극우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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