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따라잡았다” 자신감 찾은 日시민들

2009.09.01 18:00

각국 언론 총선이후 보도

“(총선일은) 일본에 있어 위대한 날이었다. 우리는 마침내 (정권교체 경험이 있는) 한국과 대만을 따라잡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 소개한 일본 전직 공무원의 말이다. 그는 “즐겁게, 눈을 반짝이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54년 만에 자민당 일당독주를 종식시키고 역사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총선 결과에서 일본인들이 느끼는 자부심이 드러난다.

AP통신도 일본 유권자들이 총선 결과에 고무돼 자신들의 힘을 새로이 깨닫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74세의 니시보리 게이코는 지난달 30일 투표소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투표하러 갈 때마다 줄선 광경을 봤지만, 이번처럼 줄이 길게 늘어선 건 처음이어서다. 니시보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번에 자신의 한 표가 얼마나 강력한지 깨달았다. 또 그 표들이 모이면 훨씬 더 큰 무엇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일요일(에 치러진 총선)은 ‘우리에게도 목소리가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는 오사카 미네코(40)는 민주당이 아동수당 지급,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공약을 실천할 경우 유권자들의 성취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는 “몇 년 뒤 우리의 삶이 나아지면, 우리는 자신들이 해낸 일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며 “또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선거 전 민주당의 압승을 예고한 여론조사 결과를 접했지만, 실제 총선 결과를 보고는 얼떨떨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자민당의 거물들이 줄줄이 낙선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오사카가 도쿄 10구에서 선택한 민주당의 신인 에바타 다카코도 자민당의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상을 물리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일본은 아직 진정한 양당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치에서 ‘이념’이라는 요소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든, 자민당이든, 다른 소수정당이든 이념적으로 일관된 논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자민당은 국방과 교육정책 등에서는 보수적이지만,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재분배를 시도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는 보수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책을 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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