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수장 “제재·경고에 굴복 안 해”···미국, 대사관 부분 대피령

2023.08.03 09:44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니제르에서 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수도 니아메의 거리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EPA연합뉴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니제르에서 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수도 니아메의 거리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EPA연합뉴스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민주주의로 돌아가라는 주변국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그 어디에서 오더라도 그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아니 실장은 니제르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연설에서 “니제르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티아니 실장은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다. 그는 쿠데타 실행세력인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를 이끌고 있으며, 쿠데타 이후 국가원수를 자처했다.

이에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달 30일 일주일 내로 모하메드 바줌 정권을 복원하지 않으면 무력 사용을 승인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티아니 실장은 ECOWAS가 부과한 제재 역시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가 대단히 부당하다”며 니제르 국방·치안력에 굴욕감을 주고 나라를 통치불능에 빠뜨리려고 설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세계은행도 니제르 군부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세계은행은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민간협력 부분을 제외한 부문에 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아프리카에서 세계은행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재작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산에 직접 들어간 자금만 6억달러(약 8000억원)에 달한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ECOWAS의 외교적 해결을 기대하면서 만일 사태를 대비해 니제르 내 자국민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은 니제르에 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서 비상인력이 아닌 직원과 가족을 출국하도록 하는 부분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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