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말리에선 얼음이 빵보다 비싸다?

2024.04.28 21:45 입력 2024.04.28 21:46 수정

48.5도 폭염…4일간 102명 사망

전력난 겹쳐 냉방 기구도 못 틀어

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 시민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주전자의 물을 머리에 붓고 있다. 이날 바마코 평균기온은 44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 시민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주전자의 물을 머리에 붓고 있다. 이날 바마코 평균기온은 44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말리 등 사헬 지역(사하라 사막 남쪽 경계 지역) 국가들이 48도가 넘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말리에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에 전력난까지 겹치며 주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말리 일부 지역에선 이달 초부터 최고 기온이 48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 3일 말리 남서부 도시 카예스의 최고 기온이 48.5도로 역사상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인접 국가인 부르키나파소에선 지난 1~5일 닷새간 45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졌다. 말리 수도 바마코의 가브리엘 투레 병원은 이달 첫 나흘 동안 102명의 사망자를 보고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전체 사망자와 비슷한 수치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야쿠바 톨로바 교수는 “하루에 15명 정도 온열질환 입원환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국제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규모는 수백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국제 과학자 네트워크인 세계기상특성은 최근 보고서에서 “두 국가에서 3~4월 나타난 전례 없는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이어진 닷새간의 폭염은 200년 만에 한 번 나올 일이지만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르키나파소에 있는 적신월사 기후센터의 과학자 키스웬시다 구그마는 “기후변화로 이 지역 기온이 1.4~1.5도 올랐다는 것은 큰 상승폭이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기온 상승만으로도 삶과 죽음을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말리 국영 에너지 회사인 EDM이 수억달러 부채에 따른 경영난으로 제 기능을 못하면서 1년 전부터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냉방기구도, 냉장고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주민들은 얼음을 구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BBC는 폭염과 전력난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얼음이 빵과 우유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게트빵이 보통 250CFA프랑인데, 일부 지역에선 작은 얼음봉지 하나가 300~500CFA프랑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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