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번 더 하시죠?”…차베스 3선 권유에 룰라 “민주주의 근간 흔들 수 없다”

2009.11.01 18:25 입력 2009.11.02 00:49 수정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한껏 치켜올리며 “개헌을 해서라도 룰라가 대통령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지난달 30일 자국을 방문한 룰라를 만난 뒤 “룰라의 임기가 내년 말 끝나는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국민들로부터 80%가 넘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대통령직을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룰라가 개헌을 통해서라도 3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다. 차베스는 지난 2월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앤 개헌안을 국민투표에서 통과시켜 영구집권의 길을 연 바 있다.

그러나 룰라는 “브라질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는 없다”면서 차베스와 선을 긋고 개헌불가론을 고수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전했다. 브라질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3선은 금하고 있다.

차베스는 또 내년 브라질 대선에 집권 노동자당(PT)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에 대해서는 “반드시 룰라의 뒤를 이어 집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는 지난달에도 “호우세피는 내가 내세운 후보나 다름없다”면서 “내 심장은 이미 그의 필승을 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PT는 최근 연립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호우세피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는 내용의 연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호우세피의 지지율은 14%로, 34%를 기록하고 있는 제1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PT와 PMDB의 연대가 굳건해지고 룰라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경우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호우세피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차베스는 룰라를 가리켜 좋은 소식을 알리러 온 ‘예수’로 비유하기도 했다고 브라질매거진이 전했다. 룰라 역시 차베스를 “베네수엘라를 부유하고 독립적인 국가로 만든 리더”라고 칭찬했다.

두 사람의 덕담은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달 29일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안을 통과시켰다.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이 이르면 올해 안에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는 30일 베네수엘라 국영에너지회사(PDVSA)와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 건설에 최종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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