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권력의 상징적 장소 ‘그린존’

2010.06.01 20:09

미군의 특별 경계구역인 '그린존'은 이라크를 지배했던 세력마다 자리를 잡았던 역사적 장소다.

그린존이라는 지역 명칭은 미군이 만들었다. 이 지역은 보기에 따라 제국주의 점령지의 전초기지거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정부의 요새기도 하다.

1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군은 2일자로 그린존내에 마지막 남은 9개 검문소에서 공식 철수를 시작하게 되며 올 여름까지 5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병력이 모두 이라크를 떠날 계획이다.

하지만 이라크 국민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선거를 치른 지 3개월이 다 돼 가지만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존은 제대로 된 정부가 아닌 이 나라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다른 상징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린존은 언제나 세력을 가진 자가 차지하는 장소였다.

티그리스 강을 따라 펼쳐진 이 지역은 1936년 가지(Ghazi)왕이 알자호르궁(宮)을 건설한 이래 권위의 상징이 돼 왔다.

오래된 여러 궁전이 이 지역에 남아 있지만 그 명칭은 대부분 잊혀지고 미군이 붙인 그린존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고 있다.

건축가이자 이 지역에 거주했던 무와파크 알-타에이는 "이라크의 역사가 이곳에 있다. 건물마다 숨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1958년 왕가의 후손들이 처형을 당했던 장소와 당시 수상이 여장을 한 채 탈출을 시도했던 장소도 이 지역 안에 있다.

또 1979년 사담 후세인이 권력을 장악한 후 대중 앞에서 소위 '내부의 적'의 명단을 읽어내려갔던 극장도 그린존 내에 있다.

미군은 2003년 후세인을 축출한 후 이 지역을 개조해 특별경계구역을 조성하고 그린존이라고 불렀다.

신문은 현재의 그린존이 미국의 힘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상징으로 꼽았다.

하지만 미국이 이곳에 구축하려는 것은 이제 갓 시작됐을 뿐이며 여전히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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