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영·미 중산층도 쥐어짜인다

2011.12.01 21:48 입력 2011.12.02 03:10 수정

영국 “향후 5년간 소비력 급감”… 미국, 무상급식 수령 급증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중산층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화의 선진국인 영미권의 붕괴현상이 도드라진다.

영국에선 내년 가계수입이 2009년에 비해 7.4%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으며 미국에선 중산층 가운데 무상급식 수령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다.

영국 재정학연구소에서 지난달 29일 영국 재무성이 발표한 가을 예산 성명을 분석한 결과 “2009년에서 2012년 사이 가계수입 중간값이 7.4%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영국 역사상 오일쇼크가 극심했던 1974~1977년 사이 있었던 하락과 맞먹는 수준”이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특히 2015년 가계 평균수입이 13년 전인 2002년 때보다도 줄어든다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분석에 따르면 2002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경우 1주일에 평균 437파운드(약 77만원)를 벌었으나 2015년 이들은 433파운드만 벌게 될 예정이다. 두 자녀 부부는 2002년 주 평균 612파운드의 수입이 있었으나 2015년엔 606파운드(약 107만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011년 현재 물가는 2002년에 비해 약 30%가 오른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긴축정책에서 비롯된 장기간의 임금삭감·동결 때문”이라며 연구소는 “이대로 가다가는 향후 5년 동안 중산층의 소비력이 급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긴축정책이 중산층뿐 아니라 저소득층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시민단체인 아동빈곤행동그룹의 대표 앨리슨 가넘은 1일 가디언에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이번주 내놓은 세제 등을 보면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으로부터 가장 많이 가져간다”며 “국가의 빚을 갚는 부담을 가장 취약한 계층에 전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풀뿌리 전략가인 샐리 콘은 CNN을 통해 “영국의 긴축정책은 사실상 실패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의 긴축은 국가를 재정위기에서 구하지 못한 채 저소득층에 가장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학교에 무상급식 수령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10~2011학년도에 무상을 포함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급식을 수령하는 학생 수가 2100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2006~2007학년도(1800만명)에 비해 17%가 증가한 수치다.

신문은 “한때 중산층이었던 학부모들이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잃거나 집을 팔게 되면서 무상급식 수령 자격을 얻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플로리다와 네바다, 뉴저지, 테네시를 포함한 11개 주에서는 무상급식 학생 수가 4년 만에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급식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벤저민 시나우어는 “미국 가정이 직면한 경제난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무상급식 수령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연구자들이 현상을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서브웨이, 타코벨, KFC를 비롯한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 상점들이 경기침체 타개책으로 ‘2달러’짜리 저가상품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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