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도청"

2014.08.03 22:54 입력 2014.08.03 23:00 수정

이스라엘이 중동 평화협상을 이끌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도청했다고 독일 슈피겔이 3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다수의 소식통을 종합해 케리가 지난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국가 간의 평화협상을 중재했을 때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케리를 도청했다고 전했다. 케리는 당시 중동 국가 고위 당국자들과 일반 전화 대신 위성을 이용해 통화했는데,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도청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케리를 도청하면서 중동 외교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확보했다.

사진 | 슈피겔 캡처 (http://www.spiegel.de/international/world/israel-intelligence-eavesdropped-on-phone-calls-by-john-kerry-a-984246.html)

사진 | 슈피겔 캡처 (http://www.spiegel.de/international/world/israel-intelligence-eavesdropped-on-phone-calls-by-john-kerry-a-984246.html)

슈피겔은 도청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이스라엘 정부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케리는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휴전을 중재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이스라엘 정부 장관들로부터 “휴전 중재에서 빠지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케리는 가자지구 공격 이전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끝내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에 케리는 지난 4월 비공개회담에서 “이대로 가면 이스라엘은 아파르트헤이트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케리가 공을 들여온 중동 평화협상이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케리는 지난달 20일에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선 전화통화에서 “지독한 정밀조준 작전”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정밀조준 작전’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학살한다는 비난을 피하려 강조하는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케리의 태도가 이스라엘의 작전을 비난한 전화통화 내용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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