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최고 지도자 아프간 칸다하르에..."미군 완전 철군 후 내각 발표"

2021.08.30 09:05 입력 2021.08.30 15:46 수정

탈레반 최고 지도자 아프간 칸다하르에..."미군 완전 철군 후 내각 발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어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자다가 현재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일에 쌓여있던 아쿤자다는 곧 대중 앞에 서서 아프간 통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을 완료하면 탈레반이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29일 탈레반 부대변인을 인용해 아쿤자다가 칸다하르에 있다고 보도했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 부대변인인 빌랄 카리미는 “그가 칸다하르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곧 대중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60대로 알려진 아쿤자다는 역대 탈레반 지도자들처럼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린다. 아쿤자다는 지난 2016년 전임자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파키스탄에서 미군의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는 이슬람 법학자 출신으로 정치·군사·종교 등을 관장하고 있다. 아쿤자다는 파키스탄의 모처에 은신하면서 아프간 탈환의 막후 역할을 했다. 아쿤자다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탈레반이 부인했다. 별칭은 ‘신도들의 리더’다.

탈레반 2인자이자 ‘탈레반의 얼굴’로 불린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지난 17일 이미 아프간에 입국했다. 1994년 모하마드 오마르와 함께 탈레반 운동을 창설한 바라다르는 미군에 대한 작전을 지휘하는 등 군사 전략자이자 최고 사령관 역할을 했다.

VOA는 29일 미군이 완전히 아프간을 떠나면 1인자 아쿤자다가 TV에 나와 내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탈레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VOA는 “탈레반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 ‘라바리 슈라’ 지도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내각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내각 구성을 결정하는 최종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1인자 아쿤자다를 비롯해 2인자 바라다르, 부지도자 무하마드 야쿠브와 시라주딘 하카니 등 지도부가 모두 칸다하르에 모여 내각 최종 구성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탈레반 최고 대외 협상 책임자인 모하마드 아바스 스타니크자이도 지난 28일 TV 연설에서 “현재 탈레반 지도부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민족과 정당 관계자, 이슬람 지도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VOA는 부지도자인 야쿠브나 하카니 중 한 명이 총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VOA에 “내각이 거의 확정됐다”면서도 “다른 이들과 정부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불 점령 후 탈레반이 포용력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내각은 탈레반 지도부로만 구성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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