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리스마스 휴전 없다’…교황 “성탄절에 쓸 돈으로 우크라 도와야”

2022.12.15 14:58 입력 2022.12.15 15:35 수정

“크리스마스에 철군 시작 땐

전투 중단을 보장하겠다”

젤렌스키 대통령 제안 ‘일축’

러 “점령지 반환을 전제로한

어떤 제안도 고려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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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10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이 올 크리스마스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시한 ‘크리스마스 휴전’ 방안을 러시아 정부가 일축하면서다. 휴전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사라지며 우크라이나는 힘겨운 연말을 보내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크리스마스 지출을 줄여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제안을 내놨다.

로이터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크리스마스 휴전’ 방안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런 제안을 받은 이는 아무도 없다”며 논의 대상조차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향해 “크리스마스에 철군을 시작하면 전투 중단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사실상 크리스마스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평가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축하하는 휴일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평범한 사람들은 침략이 아닌 평화를 생각하는 시기”라고도 강조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반환을 전제로 한 철군은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연내에 철군을 시작할 가능성과 관련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합병한 새로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는 어떤 진전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우리가 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전쟁이 연말까지 끝날 것이라 결론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힘겨운 연말연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유엔개발계획(UNDP) 우크라이나 사무소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의 43%가 넘는 1800만명이 인도적 위기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며 “이들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은 물과 난방, 전기를 이용하지 못한 채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UNDP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도록 담요와 취사용 난로, 난방 장비 등을 배포하고 있다.

카톨릭도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목소리를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파티를 여는 것은 좋지만 선물 지출을 줄여서 절약한 돈을 도움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보내자”고 제안했다. 교황은 “그들은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해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며 “그들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반면 타스통신은 이날 러시아의 새해 행사에 쓰일 대형 나무가 볼로콜람스크에서 특별 운송편으로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행사 준비 상황을 보도했다. 러시아는 주요 도시들의 광장에 전등으로 장식된 대형 나무를 세워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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