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차별·지구온난화처럼…가자지구 전쟁, 우리가 당면한 문제”

2024.05.05 20:56 입력 2024.05.05 21:58 수정

반전 시위대 강제 해산 두고

“우리를 아이·악마 취급 마라”

<b>스위스에서도 “가자지구에 평화를”</b> 스위스 로잔대학의 친팔레스타인 학생과 활동가들이 4일(현지시간) 교내에서 ‘우리 대학이 가자지구에 있었다면 폭격당했을 것’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위스에서도 “가자지구에 평화를” 스위스 로잔대학의 친팔레스타인 학생과 활동가들이 4일(현지시간) 교내에서 ‘우리 대학이 가자지구에 있었다면 폭격당했을 것’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대학가 반전 시위에 대학 당국이 경찰에 요청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일부는 학생들의 요구를 ‘유대인 혐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목소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왜 세계의 청년들은 머나먼 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에 이토록 분노하는 것일까.

가디언은 지난 3일(현지시간)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외면받고 시위가 강제 해산되는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대 사회경제행정학과 1학년인 마틸드(18)는 “대학은 우리를 아이처럼, 악마처럼 취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단지 평화를 원할 뿐”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폭력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보내주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에서 농성을 기획한 카리므 라즈메(29)는 “우리는 때때로 망상적이라고 낙인찍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금 이곳에서 중요한 선례와 기억을 만들고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멈추기는 어렵지만, 계속해서 ‘여기 우리가 있다’고 외칠 것”이라고 엘파이스에 말했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니콜 크로퍼드(20)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고통이 다른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느꼈다. 크로퍼드는 “흑인을 노예로 만들고 인간 이하로 취급한 역사가 있는 미국에서 자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는 특히 중요한 문제”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미 에모리대 1학년인 아이프 존스도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에 참여했던 가족의 영향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 코넬대 1학년인 케이티 뢰프는 환경운동가로서 집회에 동참했다. 뢰프는 “기후정의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세계를 교차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에모리대 1학년인 아리 콴(19)은 전쟁의 참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쏟지 않는 편에 속했다. 그런데 캠퍼스에 들이닥친 경찰들이 친구들을 붙잡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마치 군대처럼 행동하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NYT는 “대학생들은 가자지구 전쟁을 경찰의 폭력, 인종차별,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와도 연결해서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가까운 문제로 느끼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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