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국적은 일본” 이승만 前 대통령 미국 문서 논란

2013.10.06 14:21 입력 2013.10.06 14:22 수정
디지털뉴스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 체류시절 국적을 일본으로 표기한 문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국가기록원과 고문서보관 사이트 ‘엔시스트리닷컴(Ancestry.com)’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18년 이 전 대통령의 징집서류에는 국적이 일본으로 돼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필기체로 작성한 이 카드에는 나이(44세)·음력생일(3월26일)·직업(한국학교 교장)·하와이 거주 주소 등 인적사항들이 나와 있다. 또 ‘가장 가까운 친척’은 이 심(Shim Rhee)으로 관계를 ‘누이’로 한국 주소와 함께 작성했고, 인종은 ‘동양인(Oriental)’이라고 표기했다.

“내 국적은 일본” 이승만 前 대통령 미국 문서 논란

논란이 되는 것은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적을 ‘일본’으로 기재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강제합병으로 식민지 국민으로 전락한 시점이기는 하지만 하와이 등 미국에서 외교 중심의 독립운동을 펼친 그가 신상 정보난에 국적을 일본으로 밝힌 것은 의문이다.

1차 대전 징집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된 징집 카드는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18~45세 사이의 남성을 대상으로 했다. 시민권자는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남성들을 포함, 미 전역에서 약 2400만명이 카드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록했다. 그가 국적을 일본으로 표기한 것은 식민지 백성으로 전락한 시점에서 아시아의 열강인 일본의 국민으로 신상정보를 기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듬해 상하이 임시정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등 해외 독립운동의 중심에 있던 그가 미국의 공문서에 ‘일본인’이라고 밝힌 것은 아이러니하다.

일각에서는 논란거리인 그의 ‘친일성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러일전쟁 막바지였던 1905년 8월4일, 그는 하와이의 윤병구 목사와 함께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승만이 고종 밀사로 파견된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지만 당시 뉴욕헤럴드 트리뷴 등 미국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승만과 윤병구는 “우리는 황제의 대표자가 아니라 ‘일진회’라는 단체의 대표자”라면서 “황제는 한국인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한제국과 고종을 부정했다. 1904년 결성된 일진회는 이듬해 11월 조선의 외교권을 일본에 넘긴 을사늑약을 적극 찬성하는 등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친일단체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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