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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특강 안오면 학점 안주겠다”고?…황교안 특강 동원 논란, 사실은

2019.06.24 15:56 입력 2019.06.25 08:22 수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숙명여대 특강에서 “아들이 스펙이 부족한데도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숙명여대 커뮤니티에는 “황 대표를 부른 교수가 학생들에게 학점을 빌미로 특강 참석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학생 동원 의혹은 사실이었을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숙명여대를 방문,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숙명여대를 방문,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딸이 숙명여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황교안 대표를 부른 교수는 정년이 3년 남은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황 대표 강연에 들어오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지 않는다고, 그래서 (학생들도) 하는 수 없이 들어간 거라고 학교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더라”고 적었다.

숙명여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특강이 열린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졸업생 ㄱ씨는 23일 “이미 종강한 수업이었지만 교수가 ‘출석 반영도 안하고 기자도 오지 않으니 마음 편히 오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강연 이틀 전에 교수가 출석 반영한다고 공지했다”고 상황을 요약하며 “총학생회 차원의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학생들 얼굴이 찍힌 강연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왜 특강을 들으러 갔냐’는 악성댓글도 나왔다고 했다.

해당 수업은 ‘정치외교학과 진로탐색과 역량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3학점짜리 수업이다. 학점을 매기진 않으며, 패스 혹은 논패스로만 반영된다. 정치외교학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으로, 12가지 직업군에서 활동하는 커리어 멘토 34명 중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 종사자를 만나 소논문을 작성한다. 정치 분야 커리어멘토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도 있다. 특정 정당 대표를 위해 수업 내용과 무관한 특강을 마련했다고 보긴 어렵다.

강의를 맡은 홍규덕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종강한 수업에 참석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강의계획서 상 종강일은 13일이었지만 ‘과제 마감 시한을 맞추기 빠듯하다’는 학생들 의견이 있어 과제 제출일은 16일로, 종강일은 20일로 연장했다”며 “이는 학생들에게도 사전에 공지된 내용”이라고 했다. 황 대표 특강은 정규 수업의 일부였으며, 당연히 출석 점수에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과제 제출 이후 바로 다음 수업(18일) 출석율이 54명 중 10명 정도로 저조해 교수 입장에서 서운했다”면서 “마지막 수업(20일)에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참석하고, 못 나오는 사람은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말한 것이 강요로 와전됐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황 대표 특강이 출결 점수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전날에서야 공지받았다. 교수와 조교와의 소통 오류가 원인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논란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업 조교는 18일 학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20일에는 특별 연사 황교안 전 총리를 모셨는데, 오늘과 같은 인원이 출석한다면 연사님께 매우 큰 실례일 것”이라며 참여를 독려하면서 “출결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해도 본 수업은 정규수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교는 특강 전날 “20일 수업은 출결 점수에 반영된다”며 이를 바로잡았다. 그는 “교수님과 소통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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