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全 우표’ 땡처리?…전두환우표 애물단지로

2006.05.01 07:34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얼굴이 찍힌 기념우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두환 우표’는 수집상들로부터 기피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너무 많이 발행된 데다, 그의 추락한 이미지 탓이다. 오래 될수록 값이 치솟는 다른 우표들과 달리, 구입량이 많으면 액면가 이하로도 살 수 있다.

‘땡全 우표’ 땡처리?…전두환우표 애물단지로

◇“염가 세일”=모 사단법인이 발행하는 소식지는 ‘전두환 우표’를 우편물 발송에 사용한 지 오래다. 이 단체는 1장당 액면가 70원인 1986년산 독일방문기념우표를 1장당 50원에 대량으로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이 단체 한 관계자는 “우표상이 밀집한 남대문 우표상점에서 대량으로 사 쓴다”며 “많은 우편물을 보낼 경우 효과적이다”라고 귀띔했다.

남대문 우표상점에서도 ‘전두환 우표’는 골칫거리. ㄷ사 판매상은 “(양이 너무 많아) 처리에 머리가 아프다”며 “우편물을 보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고, 값을 싸게 해줄 테니 많이 사라”고 권유했다. 한 유명 인터넷 장터에는 “전두환 독일방문 우표 전지(액면가 70원·20장)를 1,000원에 팔겠다”는 등의 ‘염가 할인’ 글이 올라와 있다.

우표상들은 아예 구입을 꺼린다. ㅎ사 김모 사장은 “공짜로 준다면 받겠지만, 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ㄷ사 우표상도 “다른 우표를 가져와라”라며 손사래를 쳤다.

◇왜 싼가=8년 남짓한 재임기간 동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얼굴이 찍힌 우표는 29종 1억2백만장이 발행됐다. 16년 재임한 ‘박정희 우표’는 18종 4천5백50만장이 발행됐다. 그나마 6백만장은 사후 발행된 추모 우표. ‘전두환 우표’의 발행 물량이 ‘박정희 우표’의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취임 기념우표 1종만 발행했을 뿐 재임시 얼굴이 들어간 우표를 찍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과 노벨평화상 수상의 2번만 얼굴이 찍힌 우표를 발행했다.

〈오승주·김유진기자 actvo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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