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볼라 환자 병원비 '5억원'....방역 구멍뚫린 것은 돈 때문?

2014.10.09 11:52 입력 2014.10.09 14:48 수정

8일 오전 사망한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이 지난달 25일 텍사스보건장로병원에 고열을 호소하며 처음 갔을 때 항생제 처방만 받고 귀가한 배경에는 그가 흑인인데다 병원비 지불능력이 없었던 사실이 있었다고 제시 잭슨 목사가 주장했다.

던컨의 가족들 요청으로 댈러스를 방문한 잭슨 목사는 던컨 사망 후 기자회견을 갖고 에볼라 환자를 다시 동네로 돌려보낸 병원 측을 질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잭슨 목사는 “가난하고, 흑인인데다, 보험도 없는 사람에게 대충 눈으로 검사만 했다. 에볼라 증세가 분명했는데도 말이다”라며 “서아프리카에서 왔고, 당연히 의로보험이 없었다. 그런 그를 되돌려보냈다. 병원은 던컨이 받아야 할 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댈러스 카운티 커미셔너(카운티 행정을 담당하는 선출직)인 존 와일리 프라이스는 “나 같은 흑인이 무보험으로 병원에 가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댈러스모닝뉴스에 말했다.

미국 보건요원들이 지난 3일 에볼라에 감염된 라이베리아인 토머스 던컨이 지내던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파트 앞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

미국 보건요원들이 지난 3일 에볼라에 감염된 라이베리아인 토머스 던컨이 지내던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파트 앞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던컨이 사망하기 전까지 9일동안 이 병원의 격리병실에 입원하며 받았던 수혈, 혈압유지, 약물치료 등 진료 비용을 합산하면 50만달러(약 5억37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하루평균 6000만원의 병원비가 든 셈이다. 병원 측은 병원비 징수 방안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병원측은 처음에 던컨을 항생제 처방만 하고 돌려보낸 것이 “환자가 라이베리아에서 왔다는 사실이 의료진과 충분히 공유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이베리아 국적인 던컨은 지난달 15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에볼라 증세를 보인 이웃여성의 병원 후송을 돕던 중 에볼라에 감염됐다. 그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달 20일 워싱턴 공항 등을 거쳐 댈러스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5일 고열·복통 증세로 텍사스보건장로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그에게 항생제 처방만 하고 귀가시켰다. 당시 그는 간호사에게 라이베리아에서 왔다고 말했으나 병원 측은 나중에 이 사실이 모든 의료진과 공유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던컨은 28일 고열·구토·설사 증세로 다시 같은 병원에 실려갔고, 그제서야 잠재적 에볼라 환자로 진단받고 격리됐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세관국경보호국은 8일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인 뉴욕 JFK, 워싱턴 덜레스, 시카고 오헤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뉴어크 리버티 공항의 입국 검사대에서 체온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방 및 지방정부의 에볼라 관련 일을 맡은 공무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에볼라는 단순한 인도적 사안이나 공중보건 이슈가 아니라 중요한 국가적 안보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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