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대통령’ IMO 사무총장에 한국인 첫 선출

2015.06.30 22:43 입력 2015.06.30 22:49 수정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 임기 4년에 1회 연임 가능

‘세계 해양대통령’으로 불리는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상 첫 한국인 사무총장이 탄생했다.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59·사진)은 30일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제114차 이사회에서 2시간에 걸친 5차 투표 끝에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사무총장 선출은 40개 이사국이 비밀투표로 참여하며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진행된다. 임 사장은 1차 투표에서 2위였지만 2차 투표부터 1위로 앞서나갔다. 5차 투표에서 덴마크와 맞대결한 끝에 과반수인 26표를 얻었다. 사무총장 임기는 4년으로 내년 1월1일 개시된다. 1회 연임이 가능해 최대 8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

‘세계 해양대통령’ IMO 사무총장에 한국인 첫 선출

IMO는 유엔 산하 국제해양전문기구로 선박안전, 해상사고, 항만시설, 조약 작성, 해적 퇴치 및 해상보안 등 조선·해운 관련 국제규범을 만들고, 관련 기술협력 사업을 관장한다. 최근에는 남·북극 개발과 보전, 기후변화 대응, 해양생물 다양성 보전 등으로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가입국은 174개로 그동안 60개의 국제협약과 1800여개의 결의서를 채택했다. 1981년부터 2013년까지 IMO가 제정한 규정으로 파생된 산업 규모는 153조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부터는 모든 회원국들이 IMO의 안전·환경 관련 국제규범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여부에 대해 IMO로부터 의무적인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IMO 사무총장은 ‘바다의 유엔 사무총장’ ‘세계 해양 대통령’이라 불린다.

임 사장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26년간 IMO 회의에 참석해 두꺼운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런던 주재 해무관단 의장, IMO 기국협약준수전문위원회(FSI) 의장,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갈등을 여러 차례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나온 임 사장은 IMO가 설립한 세계해사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 해운항만청 선박사무관으로 임용된 뒤 IMO 연락관, 주영대사관 국토해양관, 해사안전정책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 해사안전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사장은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서 ‘함께하는 항해(A Voyage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안전한 항해, 깨끗한 항해, 안심 항해, 효율적인 항해를 4대 공약으로 채택하고 득표전에 나섰다.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사이프러스, 필리핀, 덴마크, 케냐 등 6개국에서 후보가 나왔다. 당초 유럽 13개 이사국의 지지를 받는 덴마크 후보가 초반 강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24일 세계 최대 해운국인 파나마가 임 사장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판세가 뒤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2011년 채이식 고려대 교수가 도전했으나 1차에서 탈락했다.

역대 IMO 사무총장은 덴마크, 영국, 프랑스, 캐나다, 그리스 등 해운조선 강국에서 나왔다. IMO 사무총장으로 아시아인이 선출된 것은 인도, 일본에 이어 세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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