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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교수들 을지훈련 중에 군용기 타고 골프 관광 추진

2015.08.19 00:30

‘안보 견학’ 19일 탑승 계획… 취재 시작되자 전격 취소

정갑영 총장이 공군에 제의… 군 장비 사적 이용 시도 비판

연세대 보직 교수들이 안보 견학을 이유로 공군기를 타고 경남으로 이동한 다음 고급 호텔에 머무르며 골프 라운딩이 포함된 자체 워크숍 행사를 진행하려다 경향신문이 취재에 나서자 전격 취소했다.

전군에 비상이 걸린 을지훈련이 한창인 기간에 국방 임무 수행에 사용되어야 할 군 장비를 사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관계자는 18일 낮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실장·처장급 교수들이 19일 오전 공군 성남비행장에서 공군 비행기를 타고 남해로 이동해 2박3일간 워크숍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수들이 호텔 인근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계획이며 골프채 등 장비는 별도의 버스로 남해까지 내려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군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공군 관계자는 “연세대 교수 20~30명이 19일 오전 경기 성남비행장에서 공군기를 타고 출발하며 비행기 조종사 외에도 공군 안내장교 2명이 동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세대 측은 경향신문이 취재에 들어가자 18일 오후 10시쯤 행사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박진배 행정대외부총장은 “19일 외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안보 견학과 워크숍 일정을 변경해 모든 행사를 서울 신촌 캠퍼스 내에서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을지훈련 기간에 공군기를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사회적 비난이 일 것을 우려해 급하게 공군기를 이용한 이동계획뿐 아니라 골프 라운딩 등의 행사를 모두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공군기는 19일 오전 9시쯤 성남비행장에서 연세대 교수들을 태운 뒤 독도 상공을 거쳐 충북 충주 공군비행장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교수들은 충주 공군비행장에서 군 항공기 견학 등을 한 뒤 다시 공군 비행기를 타고 경남 사천 공군비행장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사천 견학 일정을 끝으로 공군 비행기는 복귀하고 교수들은 남해의 특급 호텔로 이동해 자체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다.

공군기를 이용한 교수들의 견학은 연세대 정갑영 총장이 공군에 먼저 제의한 것이었다.

공군 관계자는 “정 총장이 공군 정책발전위원인데 공군 정책과에 교수들의 안보 현장 견학을 제의했고 군에서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군은 견학 일정을 도울 뿐 교수들의 이후 자체 일정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2015년 을지연습에 들어갔다. 군·관·경 합동 훈련이 한창인 시점에 대학 교수들이 공군기를 이용해 자체 일정의 목적지로 이동하고 골프 까지 즐길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공군은 장병들의 휴가에 군용 수송기 등을 이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해 감사원은 공군이 항공수송 규정을 따르지 않고 병력 및 장비 수송 임무에 사용해야 할 군용 항공기를 장병 및 군무원, 그 가족의 휴가에 이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항공수송 규정에 따르면 군용 항공기의 운용은 전투부대의 전투력 보강·유지·증대로 국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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