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입니까"···대학가 시국선언 잇따라

2016.10.26 09:46 입력 2016.10.26 16:30 수정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 대학생들, ‘2016년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지금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가’ 물으며 시국선언

· “국민이 뽑은 국가원수 위에 또다른 실세가 있다는 건 헌법 위배이자 민주주의 위협”

최순실씨(60)가 민감한 국가기밀까지 보고받으며 비선 실세 노릇을 한 사실이 연일 알려지는 가운데, 대학가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해명과 나아가 하야까지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26일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대한민국,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입니까’란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가 수장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되기는 커녕 최순실이라는 단 한 사람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2016년 대한민국은 헌정사상 초유의 국기문란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선언문 제목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웠던 ‘꿈이 이뤄지는 나라’란 슬로건을 비꼰 것이다.

이들은 “이화여대 당국의 최순실 자녀의 부정 입학 및 학사 특혜 제공 논란을 시작으로 이제는 최순실이 국정 운영에까지 관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청와대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는 극비 자료들을 비선실세 최순실이 사전에 공유받고, 수정해온 것은 명백한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들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미온적인 사과, 적극적 수사 의지가 없어보이는 검찰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국정을 넘겨,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현 사태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져야하며, 대한민국 국민이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서강대 학생들은 이 대학의 슬로건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를 인용하며 “선배님, 서강의 표어를 더이상 더럽히지 마십시오”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시국선언’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정부의 공식적 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넘겨 대통령으로서 담당해야 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늘, 대한민국의 주인을 다시 묻는다’란 성명을 발표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권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대표자로서 올바르게 행사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그대로 넘긴 셈”이라며 “이 사태를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같은 ‘국정농단’ 비선실세의 존재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분노와 경악을 넘어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상실감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물으며 올바른 검찰 수사와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부산대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항간에는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가 최순실이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돌았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진실들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사실로 그려내고 있다”며 “국민의 손으로 뽑은 국가원수 위에 실세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실세에 의한 비리가 정재계를 비롯한 이 나라 곳곳에 만연해있다는 충격적인 진실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최씨에게 연설문을 검열받았음을 시인했지만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며 “현 사태를 이 나라의 미래세대로서 규탄하고 정확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학가에 번지는 시국선언 물결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7일엔 한양대 등에서 시국선언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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