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규 암환자 1만여명 줄었는데…알고 보니 ‘갑상샘암의 착시’

2016.12.20 22:35 입력 2016.12.20 23:38 수정

갑상샘암 제외 땐 2000명 증가…5년 상대 생존율도 63%로 ‘뚝’

국립암센터 ‘2014 통계’

한국 신규 암환자 1만여명 줄었는데…알고 보니 ‘갑상샘암의 착시’

한국 암 발생률이 3년 연속 하락했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암환자 수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도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암환자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갑상샘암이 빚어낸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암 발생률·생존율·유병률 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암 발생률(인구 10만명당 신규 암환자 수)은 2014년 10만명당 289.1명(남자 312.4명, 여자 282.9명)을 기록하며 2008년(292.3명) 이후 처음으로 300명 밑으로 내려왔다. 2011년 324.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암 정복’이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이른바 ‘착한 암’이라 불리는 갑상샘암을 통계에서 걷어내면 암의 위력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신규 암환자 수는 21만7057명으로 전년도(22만7188)에 비해 1만131명이 줄었다. 그러나 전체 암환자 수 감소분은 갑상샘암환자 감소분보다 적었다. 갑상샘암은 2013년 신규환자가 4만2823명에서 2014년 3만806명으로 1만2017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돼, 결국 갑상샘암을 제외한 다른 암은 되레 2000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갑상샘암은 ‘과잉진단 논란’으로 발견 및 수술 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암통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체 신규 암환자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감상샘암 진단이 줄어들면서 암 발생률 자체가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 2014년 통계에서도 주요 암 10종 중 발생자 수 자체가 줄어든 것은 갑상샘암과 위암, 대장암, 간암뿐이었다. 오히려 나머지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6개 암은 신규환자 수가 소폭 증가했다.

한국 신규 암환자 1만여명 줄었는데…알고 보니 ‘갑상샘암의 착시’

암환자와 성별, 연령 등이 동일한 일반인의 5년 생존율과 암환자 생존율을 비교한 5년 상대 생존율도 마찬가지다. 2010~2014년 암환자 5년 상대 생존율은 70%를 넘어섰지만, 갑상샘암을 제외하면 63.1%로 뚝 떨어진다.

갑상샘암 포함 여부에 따른 상대 생존율의 차이는 1993~1995년 0.9%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점점 차가 커져 2011~2015년 7.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갑상샘암은 상대 생존율이 100.2%로 일반인보다 오히려 더 높다. 갑상샘암은 천천히 자라 생명에 대한 위협이 적은 반면,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생존율이 높은 암은 갑상샘암에 이어 전립선암(93.3%), 유방암(92.0%) 등이 차지했다. 반면 생존율이 낮은 암은 췌장암(10.1%), 폐암(25.1%), 간암(32.8%) 순이었다. 한국인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로 집계됐다. 남자(79세)는 5명 중 2명(38.7%), 여자(85세)는 3명 중 1명(33.1%)에게 암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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