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펜션 몰아내자” 행동나선 제천 산골마을 주민들

2017.07.28 17:01

산골마을 꼭대기에 들어선 누드펜션을 마을에서 몰아내기 위해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주민 20여명은 28일 오후부터 누드펜션으로 통하는 진입로를 트랙터로 막고 농성을 진행중이다. 주민 이해선씨(65)는 “지자체와 경찰에 수차례 단속을 요구했지만 사유지라는 이유로 단속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직접 나서 누드펜션을 몰아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마을 꼭대기에 있는 ‘누드펜션’ 진입로를 막고 있다.|묘재마을 주민 제공

2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마을 꼭대기에 있는 ‘누드펜션’ 진입로를 막고 있다.|묘재마을 주민 제공

주민들은 지난 11일 제천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접수했다. 신고한 집회기간은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다. 집회장소는 누드펜션 주변이다.

이씨는 이날 오후 누드펜션으로 차량이 들어갈 수 없도록 트랙터로 마을 진입로를 막았다. 마을 주민들은 진입로에 천막을 설치하고, 돌아가면서 누드펜션을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기로 했다. 이씨는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데다 성인의 생가가 있어 순례객들이 자주 찾는 마을에 누드 동호인들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누드펜션이 마을에서 없어지는 날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누드펜션’ 진입로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묘재마을 주민 제공

28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누드펜션’ 진입로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묘재마을 주민 제공

묘재마을은 12가구 30명이 사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이 마을 꼭대기에는 누드 동호인들이 운영하는 ‘누드펜션’이 있다. 펜션은 149㎡크기에 2층 건물이다. 펜션 2층에는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발코니가 있고, 마당에는 야외풀장과 바비큐 시설이 있다. 주민들의 항의로 2010년 잠시 운영이 중단됐다가 최근 동호회원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누드 동호인들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펜션을 이용한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 마을은 주민 30명 중 18명이 가톨릭 신자일 정도로 보수적이다. 주민들은 순교한 남종삼 성인의 생가도 있어 순례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유로 누드펜션을 반대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5㎞ 떨어진 곳에는 조선시대 박해를 피해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든 배론성지(충청북도기념물 제118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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