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 4호기 ‘황당한 정지 사고’

2013.04.04 22:11 입력 2013.04.04 23:06 수정
박철응 기자

전선 잘못 연결해 오작동

한국전력 직원이 변전소 공사 중 전선을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원자력발전소가 멈춰서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4일 고리 원전 4호기가 예방정비를 마치고 출력을 올리다 이날 오후 4시34분쯤 정지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자로에서 생산된 전기를 외부로 송전할 때 전압을 높여주는 주변압기의 보호용 계전기 전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최근 한전이 변전소 공사를 하면서 계전기의 전류 입력선을 잘못 연결한 게 발전 정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압기에 평소보다 강한 전류가 감지되면 계전기에 의해 발전이 정지된다. 이번 정지는 주변압기에 정상적인 전류가 흘렀는데도 전선 결합 오류로 계전기가 오작동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은 없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고리 4호기는 지난 1월30일부터 63일간 계획 예방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3일 오후 10시5분부터 발전을 재개했다. 재가동한 지 하루 만에 멈춰선 것이다.

원전 사고는 이번처럼 직원의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고리 1호기 정전 사고는 보수 작업자들의 실수가 원인이었고,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등도 모두 직원들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원전 반대단체들은 설비의 안전성을 아무리 강화해도 인적 오류로 인한 대형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재가동할 때는 한꺼번에 출력을 올리지 않고 서서히 올리며 점검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주요 기기들이 고장난 게 아니어서 수일 내에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 원전 4호기는 가압경수로형 100만㎾급으로 1986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이번 고장까지 모두 40차례 정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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