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가을

2000.11.01 16:59

/정희경/

화단 바깥쪽에 되돌아온 계절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이슬에

눈부신 하늘이 떠올라

자그마한 돌 귀퉁이에 앉는다

잊고서 지내왔던 시간들 틈에서

문득 깨어난 고향을 담으려 한다

마당에 널려있는 붉은 고추가 매워

매운 울음을 우는 귀뚜리

갈대가 바람에 몸을 비틀고 있을 때

떫은 감은 태양에 가슴 데이고

조바심 난 밤은

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본다

-시집 ‘작은 내 영혼아’

※정희경 : 63년 경기 광주 출생. ‘문학지’로 활동시작. ‘시바라기’‘계수나무’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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