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화단 바깥쪽에 되돌아온 계절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이슬에
눈부신 하늘이 떠올라
자그마한 돌 귀퉁이에 앉는다
잊고서 지내왔던 시간들 틈에서
문득 깨어난 고향을 담으려 한다
마당에 널려있는 붉은 고추가 매워
매운 울음을 우는 귀뚜리
갈대가 바람에 몸을 비틀고 있을 때
떫은 감은 태양에 가슴 데이고
조바심 난 밤은
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본다
-시집 ‘작은 내 영혼아’
※정희경 : 63년 경기 광주 출생. ‘문학지’로 활동시작. ‘시바라기’‘계수나무’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