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칼럼]‘습관성 성형수술’

2001.05.01 16:57

얼마전 만난 젊은 사진작가에게 받은 명함은 무척이나 신선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살짝 나온 광대뼈와 숱이 많은 눈썹이 과장되게 표현된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었다. 아이디어도 신선했거니와 캐리커처를 들여다보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캐리커처는 어떤 사건이나 인물의 모습 등을 그 특징을 살려 익살스럽게 표현한 그림이나 문장을 말한다. 신문의 만평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캐리커처는 얼굴 자체의 특징과 함께 그와 연결된 정치적 사건이나 입장을 과장되게 그림으로써 시국을 풍자하고 위선을 폭로하는 성격을 띤다. 그런가 하면 연예인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의 캐리커처는 이목구비의 특징에 머리모양이나 특정한 동작 등이 더해져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박경림의 네모난 턱, 엄정화의 커다란 눈, 강수연의 작고 도톰한 입술, 김민희의 약간 도드라진 광대뼈 등 인물의 개성과 특징들은 캐리커처를 그리기에 안성맞춤인 소재가 될 수 있다.

캐리커처의 생명은 눈이나 코 등 얼굴의 특징을 과장하는 데 있다고 한다.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얼굴이 긴 사람은 아주 길게, 입이 큰 사람은 아주 크게, 주걱턱을 가진 사람은 아예 턱이 얼굴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얼굴의 개성을 장점으로 살려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연예인들과 달리 일반인들에게는 이 점이 콤플렉스가 될 수 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지나쳐 매사에 열등감을 느끼고 우울증에 빠진 경우라면 성형수술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상담을 하는 이들 중에는 종종 자기 얼굴의 단점을 지나치게 과장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수술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해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강하게 수술 의사를 밝히곤 한다. 이미 몇 차례의 수술경험이 있는데도 콧대가 원하는 만큼 높아지지 않았다거나 얼굴형이 갸름해지지 않았다고 다시 수술받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특별히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형외과를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자꾸 신경쓰다 보면 점점 더 단점만 눈에 띄게 마련이다. 괜스레 자기 얼굴을 캐리커처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02)515-7900

/양두병·제림성형외과원장 (www.jelim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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