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며 배운다, 인체의 신비

2002.09.01 15:32

생명공학의 원리를 담은 과학게임 ‘바이오니아’가 등장했다.

바이오니아는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면역 기전과 유전자 작용을 게임원리로 차용한 롤플레잉게임(RPG). 인체 안의 나노로봇들이 사람의 몸 속에서 연구소를 만들고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 효과적인 퇴치법을 찾는다는 스토리다. 어차피 아이들에게 게임을 전면 금지할 수 없다면 게임을 통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바이오니아’에 등장하는 과학코드를 알아보자.

◇생물용어 익히기=게임에 등장하는 나노로봇 이름이 바로 과학 용어이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나노로봇 캐릭터는 파지·프라즈마·옵소닉의 3개. 파지는 ‘마크로파지’에서 따온 것으로 인체 내의 병원균을 먹어치우는 대식세포를 말한다. 프라즈마는 각종 항체를 만들어 항원들을 원거리 공격하는 세포이다. 옵소닉은 인체가 항원을 공격하는 주요한 수단 중 하나인 보체들의 작용, ‘옵소닌현상’에서 따온 것으로 보체를 만들어 항원을 공격하는 기능을 한다.

마크로파지는 병원균의 성격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공격하는 성격을 띠기 때문에 게임에서도 파지는 생명력은 높지만 식별력은 낮은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프라즈마는 병원균의 특징을 빨리 파악하기 때문에 식별력이 낮은 종류의 항원에게 큰 힘을 발휘한다.

◇병원균 구분하기=전투의 대상인 29종류의 몬스터는 모두 인체에서 실제 존재하는 병원체와 기생충이다. 이들 병원균은 사람을 괴롭히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생물학적 분류체계는 아주 다르다. 간염·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 대장균·살모넬라·쌍구균은 세균, 임질균·무좀균은 곰팡이 종류이다. 특히 회충·요충·십이지장충 등의 기생충은 미생물이 아니라 동물에 해당한다.

◇3개의 염기로 아미노산을 만든다=병원균을 많이 물리치기 위해서는 장비가 필요하다. 먼저 장비 조합과정을 보자.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A, T, C, G의 4가지 염기와 아미노산 해독킷을 익혀야 한다. 예를 들어 장비 ‘활력소’는 글리신 1개로 만들어진다. ‘글리신’의 아미노산 해독킷은 ‘GGG’이다. 4가지 염기 중 G만 3개를 끌어와 활력소를 만들 수 있다.

게임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규칙 같지만 생물학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3개의 염기가 모여 아미노산을 이루는 것을 ‘코돈’이라고 한다. 1960년대 과학자들이 코돈을 발견한 이래 분자생물학이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아미노산이 여러개 합쳐지면 단백질이 된다=한단계 높은 장비는 여러개의 아미노산을 조합해 만든다. 예컨대 머리에 착용하는 ‘레이돔에어리얼’장비는 ‘티로신’과 ‘페닐알라닌’을 조합해야 한다. 인체에서는 수십개, 수백개의 아미노산들이 모여 트립신·알부민·케라틴·인슐린 등의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아미노산 해독킷을 잘못 읽고 엉뚱한 염기를 갖고 오면 장비가 안만들어지는 것처럼 인체 내에서 유전정보 해독이 잘못되면 돌연변이가 생긴다.

-게임과 함께 읽을만한 책-

■ 개발자 이성연사장 추천서

게임 ‘바이오니아’의 개발자인 인터누리 이성연 사장(41)은 “과학지식을 강요하기보다는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용어를 익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생물학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이사장은 게임개발을 결심한 후 대중과학서적을 통해 생물학을 다시 배웠다.

그는 ‘3일만에 읽는 유전자’(서울문화사)를 생물학의 기본 개념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라고 추천했다. 인체의 작용은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사이언스북스),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궁리)를 통해 배웠다. 유전자의 사회학에 대해서는 ‘DNA독트린’(궁리)도 읽어볼 만하다. 그는 “게임을 통해 심도있는 지식을 알기는 어려우므로 생물학교과서나 관련 서적을 따로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기자 e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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