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리아 사이 ‘긴장전선’

2003.04.01 18:19

‘이라크 다음은 시리아?’

미국과 시리아 사이의 긴장전선이 심상치 않다.

시리아 외무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침략자들이 이라크에서 패배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미국을 직격했다. 이에 앞서 28일에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한 레바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중적 저항이 미국의 이라크 통치를 저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리아의 이런 태도는 미국 고위관리들이 시리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데 대한 대응의 성격이 짙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28일 시리아가 민감한 군사기술, 특히 야간투시경을 이라크에 제공해 연합군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30일 유대계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에 참석해 시리아에 대해 테러리즘 지원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파월 장관은 “시리아가 테러집단과 죽어가는 사담 후세인 체제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며 “시리아는 자신의 선택과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이라크 다음으로 시리아를 ‘손볼 대상’으로 꼽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만큼 강한 어조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발언의 수위를 높여갈 때도 이 정도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AIPAC에 참석,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해 중동에 변화를 가져올 미국의 ‘야심찬 아젠다’를 밝힌 뒤 시리아 등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시리아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가 이란과 전쟁을 일으키자 국교를 단절했으나 미국 주도의 유엔 경제제재로 이라크가 위기를 겪자 2000년 관계를 정상화한 바 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시리아가 이라크를 지원한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렇게 믿을 만한 증거가 없으며 미국의 발언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박성휴기자 songhu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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