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산 하나 적어 에너지로 소비

2003.06.01 15:52

◇‘살 안찌는 식용유’주성분 DG의 비밀

다이어트에서 최대의 적이라는 기름. 그런데 먹어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식용유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상적인 식생활과 동떨어져 있거나 식습관을 바꿔야 효과를 볼 수 있던 기존의 기능성 다이어트 식품과는 달리 이 식용유를 이용한 튀김, 볶음, 샐러드요리는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기존 식용유의 주성분인 트리글리세라이드 대신 디글리세라이드가 80%이상 함유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도대체 어떤 과학이 숨어있기에 칼로리가 높다는 기름을 먹어도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을까.

◇디글리세라이드란=우리가 먹는 일반 기름은 93~98%의 트리글리세라이드(TG·triglyceride)와 1~6%의 디글리세라이드(DG·diglyceride)로 구성되어 있다. 주성분인 트리글리세라이드는 글리세린에 3개의 지방산이 에스테르 결합을 하고 있는 구조인 반면 디글리세라이드는 글리세린 한 분자에 2개의 지방산이 결합돼 있다. 지방산의 위치에 따라 양끝에 붙어 있으면 1, 3 디글리세라이드(1, 3-DG), 한끝과 가운데 붙어 있으면 1, 2디글리세라이드(1, 2-DG)라 부른다. 지방산이 하나만 결합된 것은 모노글리세라이드(MG·monoglyceride)라고 불리며 이 역시 지방산이 끝에 붙으면 1 또는 3-MG, 가운데 붙으면 2-MG로 나뉜다.

지방산은 올레인산, 리놀산, 리놀렌산 등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90%이상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식용유 중에서는 대두유가 DG의 함량이 1%로 가장 낮고 올리브유나 팜유에는 DG가 5.5%이상 들어 있다.

DG가 주성분인 식용유는 유채씨 기름 등을 에스테르 반응시킨 뒤 증류해 MG를 생성해 농축시킨 뒤 지방산 하나를 더 붙여 DG를 만들고, 이를 정제해 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것이다.

‘다이어트 식용유’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일본 가오(KAO)사. 1999년 에코나 쿠킹오일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았으며 일본 노동후생성에서 특정보건용 식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DG는 미국 FDA에서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인증되는 등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 식용유가 히트하자 이 회사는 DG를 주원료로 한 샐러드 드레싱이며 마가린, 참치캔, 마요네즈까지 내놓았다. .

◇작용원리는=DG는 TG와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 것일까. 음식물을 통해 체내에 섭취된 TG는 작은 창자 속에서 첫번째와 세번째 위치의 지방산만을 분해시키는 지방소화효소인 1, 3리파아제에 의해 양끝의 지방산이 떨어진 채 2-MG와 두 개의 지방산으로 분해돼 융모를 통해 흡수된다.

이는 다시 원래의 TG로 재구성돼 혈중으로 방출되며 몸속의 림프관계와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결국 간이나 내장에 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반면 DG의 약 70%를 차지하는 1, 3-DG는 1, 3리파아제에 의해 1 또는 3MG로 분해되어 융모로 흡수되는데 이 안에서 TG의 재구성은 2-MG 없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혈중 지방산과 재결합하지 않고 간에 저장되는 대신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배출된다. 즉, TG에 비해 몸 안에서 지방으로 축적되는 양이 현저히 적은 것이다.

그러나 DG를 주성분으로 만든 식용유라도 칼로리는 TG를 주성분으로 만든 식용유와 비슷한 g당 9.3kcal이기 때문에 TG 주성분 식용유를 대체하는 수준에서 먹어야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이지 마음놓고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안된다.

CJ연구소의 송상훈 과장은 “DG 식용유의 효과는 임상적으로는 많이 입증됐지만 아직 그 메커니즘이 완벽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라며 “TG는 상대적으로 많이 연구해 온 반면 DG는 국내의 기존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채린기자 cheris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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