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친구의 어머니에 肝이식

2003.08.01 18:38

30대 젊은 공무원이 아내 친구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 절반을 나눠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행정자치부 기획예산담당관실에 근무하는 김대중씨(30·별정 8급)는 지난 7월29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12시간에 이르는 긴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아내의 친구 어머니인 이혜숙씨(59)에게 기꺼이 자신의 간(50%)을 나눠준 것이다. 환자 이씨는 4년전부터 앓아오던 간경화가 간암으로 악화됐으나 자신의 딸을 비롯해 손자, 손녀들 모두 간염 보균자로 간을 이식받을 수 없었다. 기증자를 기다리던 이씨의 상태는 점점 악화돼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침 중학교때부터 환자 이씨의 딸과 친자매처럼 지내던 조이화씨(33)는 혈액형이 같다며 자신의 간을 나누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김씨가 아내의 건강과 자녀 양육문제 등을 고려해 이를 만류하고 자신의 간을 이식한 것이다.

김씨는 수술전 아내에게 “죽으면 아무 쓸모없는 몸”이라며 “몸 일부를 떼어내 소중한 한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병원측은 “장시간의 위험한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이라며 “김씨는 곧 회복하고 수혜자인 이씨는 무균실에서 한달여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밝혔다.

김씨는 평소에도 헌혈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해 행정자치부에서 선행 공무원을 꼽는 ‘칭찬릴레이’ 주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희복기자 wonh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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