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사이언스]범죄 일어날 곳 미리 알아낸다

2003.09.01 08:32

미, 10년간 경향분석 ‘범죄 지도’기술 시험중

과거 발생한 범죄의 유형들을 컴퓨터로 분석해 앞으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범죄 예측’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범죄 지도’로 불리는 이 기술은 현재 미국에서 시험 운용중이며 1년 이내에 보편화할 전망이다.

미 카네기 멜론대 연구팀은 과거 10년 동안 피츠버그시와 로체스터시에서 수집한 6백만건의 범죄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2가지 방법으로 분석했다. 하나는 전반적인 범죄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통계적인 분석으로 크리스마스 시작 전부터 크리스마스때까지 절도가 증가하는 것 등 경찰들이 실제 경험으로 얻는 범죄에 대한 상식을 처음으로 정량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좀더 포착하기 힘들고 예상외로 발생하는 범죄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대 범죄들이 발생하기 전에 일어나는 기물 파괴나 무단 침입 등 가벼운 범죄 기록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인공 신경망 회로를 이용해 기물 파괴 등과 같은 가벼운 종류의 범죄가 어떤 특정한 달에 증가하면 그 다음 달에 절도 같은 중대한 범죄가 증가한다는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을 통해 실제로 발생하는 범죄율이 이러한 상호 연관 관계에 부응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피츠버그시와 로체스터시에서 72개월 동안 일어난 범죄 데이터들을 수집·분석했다. 그 결과 2~3㎢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율이 10~20% 정도의 오차로 예측됐다. 다만 이러한 범죄예측의 정확도는 중대한 범죄를 야기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종류의 범죄들에 급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면 감소했다. 하지만 이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면 항상 50% 이상의 성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대학의 공학도인 던 브라운은 “이 범죄 예측 컴퓨터 모델은 설치가 간단하고 별도의 훈련 없이 경찰서에 배포되어 사용 가능하다”면서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이 컴퓨터 모델을 조정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달말 이 컴퓨터 범죄 예측 프로그램을 로체스터시에서 마지막으로 테스트한 뒤 일반적인 보급을 위해 1년 이내에 프로그램의 개정판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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