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세상]‘블로그’모르면 여전히 ‘컴맹’이시라오

2003.12.01 08:11

지난해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블로그. 불과 1년여 만에 열풍처럼 번져나가 이제는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았다. 인터넷 조사기관 코리안클릭(www.koreanclick.com)에 따르면 블로그 사이트들의 월 순 방문자수만도 이미 1천만명을 넘어섰다. 블로그를 통해 누구나 작가나 기자, 더 나아가 스타도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 일상을 공유하고 개성을 표출하는 도구인 블로그는 이제 네티즌들에게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블로그란=블로그는 인터넷을 가리키는 web(웹)과 log(항해일지)의 합성어. 일반인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일기나 칼럼, 기사, 사진 등을 자유롭게 올리는 일종의 1인 미디어다. 주인은 기자이자 사진작가, 칼럼니스트이고 편집자가 된다. 블로그는 개인 홈페이지와 게시판, 그리고 커뮤니티의 기능을 한 군데 모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홈페이지보다는 간단하면서 접근하기 쉽고, 게시판보다 읽기 편하고, 기존 커뮤니티들보다 더 개방적이다.

◇한국적인 블로그 문화=199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블로그는 원래 테러나 전쟁 등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토론을 벌이는 마당이었다.

반면 한국의 블로그는 소소한 일상이나 개인적인 관심사를 다른 네티즌들에게 털어놓거나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신변잡기나 취미, 일상 등을 글로 쓰거나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들과 공유하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다. 블로거 서원규씨(29)는 “누군가가 나의 하루하루를 관심있게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부담되면서도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길고 딱딱한 글보다는 사진과 그림, 동영상 등 비주얼한 요소가 강조되고, 시각적으로도 예쁘게 꾸며놓은 블로그들이 많다.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 정보나 생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인터넷 상의 일반 커뮤니티 클럽은 회원과 비회원 간의 구분이 엄격해 어느 정도의 폐쇄성을 갖게 마련. 그러나 블로그는 회원·비회원 간의 구별이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느낌,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블로그에선 나도 스타=블로그 열풍은 수많은 블로그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연예기획사가 치밀하게 기획해 만들어낸 스타들이 아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나 이웃들이 블로그를 통해 ‘뜨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sexyriver.do)를 통해 동거기와 육아일기를 올리는 ‘리버군’(필명), ‘당근쏭’, ‘감기쏭’ 등 각종 ‘쏭’ 시리즈를 유행시킨 김희빈·조재윤씨, 인터넷 소설 작가 ‘똥배엄마’(www.entoi.com/ddongbe), 얼짱 ‘반소’ 등은 오프라인 스타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요즘 블로거들은=블로거들은 그들만의 놀이문화를 만들어 즐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숫자놀이가 유행. 방문자 수를 세다가 재미있고 의미 부여가 가능한 숫자가 나오면 블로거들과 코멘트를 주고 받는 놀이다. 예를 들어 ‘1592’는 ‘임진왜란 해’, ‘1492’는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의 해’ 등으로 이야기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 인터넷 ‘폐인’들의 ‘등수놀이’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기성세대는 이해하기 힘든 놀이인데도 블로거들은 재미난가보다.

카메라폰 보급으로 블로그도 실시간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모블로그(moblog·mobile+blog). 일반적인 블로그처럼 유선 인터넷에 접속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찍은 사진 등을 바로 블로그에 올릴 수 있어 순간순간의 느낌을 생생히 남길 수 있다. 10·20대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호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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