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와 함께]시만단체, 타워팰리스앞 시위

2004.04.01 18:38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 빈곤층이 급증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가난 때문에 자살을 택했고, 지금도 이른바 ‘사회적 살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가난 때문에 세상을 떠난 넋들을 달래는 추모제가 열렸다. 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민주노총, 전국빈민연합, 민주노동당 등 29개 단체로 구성된 빈곤사회연대 준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도 겸했다.

사회를 맡은 빈곤사회연대 준비위 유의선 사무국장은 “타워팰리스 주민들에게 나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빈부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와 함께]시만단체, 타워팰리스앞 시위

빈곤사회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생계비 현실화 ▲기초생활보장제 개혁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기본주거 보장 ▲사회복지서비스 확대 ▲사회복지 재원 대폭 확대 등을 요구했다.

장애인, 노점상을 포함한 30여명의 참가자들은 ‘주거급여 인상’ ‘사회복지 예산 확충’ ‘빈곤 해결’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으며 푸대자루에 글씨를 써 입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빈곤으로 인한 죽음을 나타내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상징의식을 선보였다. ‘높은 사교육비’ ‘쥐꼬리만한 임금’ ‘낮은 최저생계비’ 등을 적은 검은 상자를 쌓아올리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선두로 함께 상자를 무너뜨리고 밟았다. 추모의 뜻을 나타내는 검은 풍선이 하늘을 날아올랐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거의 바깥에 나와있지 않았다.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유순종씨(63)는 “처음에는 지역주민들이 노점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행정당국에 신고한 적도 많았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유씨는 “매일 5만원은 벌어야 먹고 살 수 있다”면서 “날 풀리면 단속이 심해질 텐데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권박효원·권우성 오마이뉴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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