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찾아 떠나는 철학의 오솔길

2004.10.01 17:00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서양근대철학회/창비

2,500년 서양철학사 가운데 근대철학은 문제의식에 있어 현대와 맞닿아 있다. 자아를 철학의 연구개념으로 등장시킨 것도 그때다.

‘자아 발견’은 중세로부터 탈피하면서 가능했다. 중세 철학의 관심은 당연히 신(神)이었다. 인간에 관심을 갖더라도 신의 원래 의도를 따르는가 아닌가 하는 식의 부수적인 내용에 불과했다. 인간 자체를 철학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실체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그 자신을 통해서 생각되는 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자신의 원인인 존재이다. 이런 존재는 단 하나만 있을 수 있다. 즉 동일한 본성을 지닌 둘 이상의 실체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피노자 철학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실체이거나 양태이다. 그의 체계에서는 신만이 실체이다. 인간 존엄성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 실체에 관한 설명은 아쉽게도 신에 관한 것이다. 데카르트와 달리 인간은 양태에 지나지 않는다.

스피노자는 자아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았지만, 정신을 “대상에 관한 경험적 인식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에서 드러나듯 신 앞에 선 인간자아을 탐구했다. 반면 홉스는 “마음이란 물질운동의 일종인 감각작용과 상상작용에 불과하다”며 유물론으로 가는 근대의 다리를 놓았다.

서양근대철학회 소속 국내 소장학자 26명이 2년 동안 10개 주제를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엮었다. 10개 주제는 ‘자아’를 비롯, ‘물질과 운동’ ‘방법’ ‘지식’ ‘지각’ ‘실체’ ‘정념’ ‘도덕과 자유의지’ ‘개인과 사회’ ‘신과 종교’이다. 1만8천원.

〈안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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