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체육관 밖으로 나온 ‘마샬아츠’

2005.12.01 15:10

영화 ‘와호장룡’이나 ‘연인’의 무술 장면을 기억하시는가. 사람이 허공을 붕붕 날아다니며 유려하게 검을 휘두르는 모습 말이다. 신기에 가까운 무예를 넋을 잃고 보노라면 “예술이다”라는 찬탄이 절로 새어 나온다. 마법 지팡이를 해마다 업그레이드한다 해도, 해리 포터는 결코 선사할 수 없는 경지다.

[피플]체육관 밖으로 나온 ‘마샬아츠’

보는 것에만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어딜 가나 있게 마련. 그들은 인터넷에 무술 카페를 열고 시범 동영상을 돌려보며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무술과 피트니스를 결합한 운동으로 몸매를 가꾸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체육관 밖으로 나와 대중 속으로 들어온 무술을 만나보자.

#공연계 주요 아이템 자리매김

무술(武術). 영어로는 마샬아츠(Martial Arts). 직역하면 무인(군인)이 갖춰야 할 기술이지만 실제 ‘마샬아츠’라 불리는 것은 올림픽에서 보던 태권도, 유도와 조금 다르다. 태권도, 쿵푸, 검도 등 아시아의 무술이 서양으로 건너간 뒤 화려한 볼거리가 더해져 종합적인 표현 양식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뿌리가 아시아에 있고 영화 소재로 먼저 끌어들인 것도 아시아지만 마샬아츠에 대한 할리우드의 성원은 열화와 같다. 격투할 때 주먹만 쓰던 서양인들에게 발을 사용하는 아시아 무술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2001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석권했고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은 박스오피스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을 흔들어 놓은 무술의 매력은 국내로 ‘역수입’되어 공연계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1,000회 공연을 돌파한 비언어극 ‘점프’가 대표적인 사례. ‘코믹 마샬아츠 퍼포먼스’를 표방하는 점프는 지난 8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모았다.

‘점프’의 경우 배우 중에 기계체조 선수와 태권도 유단자, 태껸 기능보유자가 있다. 인터넷에 마샬아츠 카페를 개설하고 활동하는 동호인들도 합기도나 태권도 등 무술 한가지씩은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기본기를 동네 도장에서 익혀야 화려한 발차기나 공중 동작을 연마하기 유리하다는 얘기. 그러나 무용·연기를 전공한 사람들도 표현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마샬아츠에 도전하고 있다.

#태보·리권등 무술 피트니스 인기

여성들에겐 무술 피트니스가 인기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개그우먼 조혜련씨가 비디오 테이프로 소개한 ‘태보’다. 태권도에 복싱, 에어로빅을 섞었다. 격투하듯 발로 차고 주먹을 날리다가 몸을 앞뒤, 좌우로 피하는 동작을 취한다. 웬만한 피트니스센터에 태보 강의가 있고 서울 강남 쪽엔 태보 전문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태권도에 리듬을 입힌 ‘리권’도 최근 뜨는 운동. 태권도 동작에 복싱, 댄스, 호신술을 더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었다. 한시간에 700kcal가 소모되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을 탄탄하게 길러주는 무산소 운동이 결합돼 있다.

[피플]체육관 밖으로 나온 ‘마샬아츠’

‘카디오컴뱃’도 무술을 피트니스로 변용한 운동이다. 국내에 지난해 봄 소개됐지만 미국에선 그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창안자인 리사 게이로드는 가라테를 30년 이상 수련한 무술의 고수. 킥복싱에 입문해 챔피언 타이틀도 땄다. 아령을 들고 음악에 맞춰 따라할 수 있도록 동작을 고안했다. 1997년 카렌 존슨이 개발한 ‘터보킥’은 무에타이의 격투 기술에 근력 운동과 댄스를 가미했다. 에어로빅 성격은 배제하고 전형적인 전투동작으로 구성해 한방에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정도로 화끈하다고. 늘어진 뱃살과 탄력없는 팔뚝, 무시무시한 허벅지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좋다.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태극권’이 알맞다. 체력단련과 함께 정신수양까지 할 수 있어 제2의 요가로 인기 급부상 중이다. 주한 중국문화원에선 수련복 대금(5만원)만 내면 무료로 태극권을 배울 수 있다. 초급반 신청은 이달 23일까지. (02)733-8307~9

▶마샬아츠 함께 배워요

마샬아츠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오프라인 학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에서 고수들의 시범 동영상을 보거나 동호회에 가입한 뒤 정기 모임에 나가 배우는 방법이 있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샬아츠 동호회를 소개한다.

▲박지선의 무예를 위한 기계체조 http://cafe.daum.net/rebirthGYM

▲익스트림 마샬아츠 트릭츠 http://cafe.daum.net/trickz

▲코리안 타이거즈 태권도 시범단 http://cafe.daum.net/ktigers

▲K-마샬아츠 http://cafe.daum.net/actionp

〈최희진기자 daisy@kyunghyang.com〉

〈사진제공|마샬아츠 퍼포먼스 ‘점프’〉

- 대한민국 새신문!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