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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시간만에 조립 ‘핀홀카메라’

2006.06.01 15:07

디지털카메라가 많이 보급되면서 사진찍기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진을 찍고, 아니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삭제(Delete)’키를 누른다. 하지만 너무 즉흥적이고 인위적이다. 혹자는 사진을 ‘시간을 베는 행위’라고 표현하지만 어떤 이는 ‘시간을 담는 행위’라고 말한다. 디카는 시간을 베는 행위에 가까울 듯하다.

[와!굿아이디어](11)2시간만에 조립 ‘핀홀카메라’

필름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가 갖는 그러한 편리함은 없지만 찍고자 하는 사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맛도 있다. 무엇을 담았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도 없고 또 그 자리에 다시 오기도 힘든 만큼 신중하고 정성스럽게 촬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맛에 아직도 필카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상품은 필름카메라의 한 종류인 핀홀카메라이다. 그것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조립식 핀홀카메라.

샤란(Sharan)은 라이카, 니콘, 콘탁스 등의 유명 카메라의 미니어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로 유명하며 핀홀카메라 등 특이한 필름카메라를 생산하는 곳이다. 위 제품도 단순 핀홀카메라가 아닌 사용자가 일일이 조립을 해야하는 토이카메라 형태의 핀홀카메라다. 비닐팩에 두꺼운 보드지와 플라스틱으로 된 중요부품, 양면테이프가 들어 있다.

설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보드지를 조심스럽게 자르고 접어서 몸체를 완성하며 플라스틱 재질의 필름 감기/되감기 레버(다이얼 방식의 손잡이)와 축을 연결하면 된다. 빛이 새어 들어가지 않게 각 이음새는 이중 구조로 겹치게 되어 있다. 조립시간은 2시간이면 충분하다. 완성된 제품에는 어떠한 정보도 표시되지 않으며 필름 카운터도 없다. 그냥 더 이상 감기지 않을 때까지 촬영하는 수밖에 없다.

조립이 다 되었으면 35㎜ 필름을 장착하고 혹시 벌어지는 것에 대비해 검은색 고무줄로 묶어둔다. 설명서에 따르면 찍기 시작할 때 4~5회 정도 감아주고 찍는 것이 무난하다고 한다. 필름 한통을 두번에 나눠서 사용한다고 치면 36판짜리 필름으로 20~25장 정도 찍을 수 있다. 다 찍은 후에는 되감기 레버로 감으면 된다.

완성된 모습은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상당히 클래식한 모양이며 블랙바디에 화이트로 카메라 이미지를 보완한 모습이 나름대로 심플해 보인다. 보드로 만들었지만 튼튼해 보이는 외관을 하고 있다.

고가의 핀홀카메라처럼 정확하고 심도가 깊은 결과물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소프트 필터를 사용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핀홀카메라 특유의 왜곡이나 빛이 바랜 듯한 느낌은 또다른 사진찍기 재미를 주는 것 같다. 간단하게 조립하면서 카메라의 원리도 이해하고 핀홀만의 독특한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키트라고 할 수 있다. 핀홀카메라는 시간을 베는 느낌보다는 담는 쪽에 가까운 카메라인 것 같다. 디지털카메라로 편하게 찍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독특한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 보자. 나가서 자신만의 시간을 베기도 하고 담기도 해보자.

〈한승욱 아이디어홀릭 (www.ideaholic.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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