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가는 틀리다” 송범 장검무 보고 고백

2007.12.13 09:29

[춤과 그들]“역시 대가는 틀리다” 송범 장검무 보고 고백

국립무용단의 ‘왕자호동’ 공연. 중국인이 와서 검무를 가르치는데 송범이 “검무 잘 추는 사람이 여주인공을 맡는다”고 했다. 최승희에게 검무를 배운 그로선 누워서 떡먹기였다 결국 주인공 낙랑공주는 한순옥의 차지. 그와 문일지가 더블캐스팅이었는데 말이 많았다.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왜 문일지를 객원으로 캐스팅했냐”며 시위했다. 한순옥의 활약. “여러분, 이러고 있을 게 아니다. 무용을 못해서 참으라는 게 아니다. 다 때가 있다. 참고 하라”고 했다. 최혜숙 단원에게 ‘별의 전설’에서 주인공했으니 양보하라고 했다. 한 명씩 연습복을 갈아입었다.

“제가 연습할 때는 문일지가 보고 문일지가 연습할 때는 제가 봤죠. 공주가 북을 찢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인데, 무대까지 긴 계단이 있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계단을 오르내리며 북을 찢기 힘든 겁니다. 제가 안무가 송범에게 ‘밤새껏 생각했는데 북을 찢기 전 계단 앞에서 괴로워하다 뛰어올라가 북을 찢겠다’고 하니 말이 없어요. 송범은 기분 나빠도 양보했죠. 한번 해보라기에, 장단수가 여섯 박자밖에 없는데 치마를 마구 휘저으며 계단 올라가 북을 치니 큰 북이 넘어지려고 해요. 북을 찢긴 찢는데 뒤로 넘어갈까봐 힘껏 찢지는 못했지만. 문일지도 저를 따라하더군요.”

송범은 좋다 나쁘다 말을 못했다. 그러나 장검무 연습할 때 그에게 “역시 대가는 다르다”고 고백했다. 장검무는 그를 따를 이가 없었다.

‘견우와 직녀’ 연습에선 사슴 역을 맡은 국수호가 사냥꾼에게 쫓기는 장면이 있는데 제대 후 무대에 처음 선 국수호는 실감나는 춤을 보여주려다 오케스트라 피트로 떨어지기도 했다. 모두 열심히 춤추던 옛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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