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장순향씨 “스승의 춤은 詩”

2007.12.27 09:20

이필이의 제자 장순향 교수(한양대)는 스승의 환갑을 맞아 1995년 ‘이필이의 명작무 무보’를 단행본으로 펴냈다. 이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산조춤 ‘일란(一蘭)’의 무보 사진 180장과 이필이의 일생이 담겨있다. 일란은 이필이의 호. 이필이류 산조춤 ‘일란’은 난(蘭)의 자태를 춤으로 푼 동양화다. 난초처럼 쪽 뻗은 그리움의 시각화가 고요하게 흐르고, 난향처럼 시들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마음꽃이 춤사위에 녹아있다. 호흡에 의한 긴장과 이완을 조화시켜 맺다 풀고 당기다 살짝 놓는 몸짓, 빠른 발놀음과 엇박에 실리는 기교와 절제미가 한국춤의 감칠맛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금련류 산조장단에 맞춰 추는데, 도입부분과 끝은 무장단이다. 연주자가 나름의 즉흥성을 살려 연주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춤과 그들]제자 장순향씨 “스승의 춤은 詩”

책에서 인간문화재 이매방은 이필이의 삶과 춤을 이렇게 말한다. “70년대 중반 마산에서 김해랑의 학원을 인수받아 운영하는 이필이 선생의 학원에 며칠 머무르며 여러 작품을 가르쳤는데 감각이나 배우는 속도가 남달랐다. 나와 둘이서 ‘초야’라는 작품을 마산 강남극장에서 추어 호평을 받은 후 여러 차례 방송국에서 앙코르 공연을 받았다. 그는 나만큼이나 외롭게 살아온 사람이다. 아들 하나 키우면서 눈물과 탄식과 애정을 오로지 춤으로 달랬고 그렇게 춤 속에서만 살았다. 이필이는 춤꾼으로 ‘싹수있게’ 태어났다. 부드러움과 거침, 강함과 약함이 공존하는 그의 춤은 영남권의 춤을 대표한다.”

장순향 교수의 헌사. “춤을 통해 삶의 의미를 갖게 해주신 이필이 선생님. 선생님의 춤이 살을 파고 가슴을 후려치다 내 몸을 붕 뜨게 하는가 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후드득 온 얼굴을 적시게 한다. 스승의 춤은 시(詩)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운율을 갖춘 시다.”

◇이필이 약력

1935년 마산 출생

56년 단국대 정외과 중퇴

57년 이필이 무용학원 개설

58년 제1회 이필이 무용발표회

60년 성지여중·고 강사

70~86년 한국무용협회 경남지부장

80~82년 전국무용인 합동공연 경남대표로 참가

91년 국립극장 전국무용제전 참가

92~95년 한국예총 마산 지부장

93년 미국 잭슨빌시, 멕시코 사포판시 초청공연, 창원대 경영행정대학원 수료

94년 이매방 춤인생 60년 초청공연

2000·2004년 김해랑 추모공연

2001년 ‘한국의 소리를 찾아서’ 무용분야 공연

2003년 마산청소년 무용단 창단

2004년 경남 낙동 7인 명무전 출연

▶수상

작품지도상(65·69년), 무용교육지도상(71·75년), 전국여학생 무용경연대회 단체상(71년), 마산시 제1회 문화상(78년), 한국예총회장 표창장, 제1회 개천예술제 특장부문 대통령상(82년), 계명대 무용콩쿠르 총장상(91년), 한국예술인문화상 대상·창원대 무용콩쿠르 안무상·개천한국무용제 특장부문 대상(이상 95년), 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대상(97년), 경상남도 문화상(99년), 지도자상(2005년) 등 다수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