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강행땐 생물 다양성 붕괴”

2010.03.01 00:14
대전 | 정혁수 기자

日 환경전문가의 ‘심각한 경고’…공사 현장 둘러본 뒤 지적

“MB, 습지보호 약속 지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는데, 이 대통령은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총회 개막연설에서 ‘습지는 인류가 아껴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습지보호구역과 등록 습지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세계에 약속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약속인 만큼 지금이라도 습지 보호를 위한 노력에 앞장서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와 신이치(람사르 네트워크 일본 공동대표)

하나와 신이치(람사르 네트워크 일본 공동대표)

일본의 환경전문가가 한국 정부의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환경파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 활동을 위해 한국을 찾은 하나와 신이치(61·람사르 네트워크 일본 공동대표)는 28일 “지금처럼 4대강 공사를 강행한다면 환경파괴는 물론 하천의 생물 다양성도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교수·시민단체 관계자 등 일본 내 환경문제 전문가 10명과 함께 지난 26일 입국한 그는 그동안 한강·낙동강 등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28일 ‘한·일 강살리기 운동 교류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그는 현장 상황에 대해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며 “자연을 담보로 한 개발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사단이 방문한 남한강 강천보의 경우 모래 채취가 시작되면서 물이 못 들어오게 할 목적으로 설치한 둑이 빗물에 쓸려내려가 흙탕물로 변했으며 이포보는 가물막이가 터져 파이프까지 아래로 모두 쓸려 떠내려갔다. 낙동강에 건설 중인 8개보 가운데 상주보·낙단보·구미보를 찾아서는 공사로 인한 농경지 침수피해와 피폐해진 주변환경을 살펴봤다.

그는 4대강 사업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람사르협약도, 생물다양성협약도 환경문제를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회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을 모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직접 목격한 피해상황들을 전 세계 환경네트워크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며 “일본의 경험을 살펴보면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공사 강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나 선거에서 전략적으로 투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소속된 ‘람사르 네트워크 일본’은 생활주변의 환경파괴 행위를 감시하고 일본 각지의 비정부기구(NGO) 단체와 환경보호 교육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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