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안경수 총장

2010.03.01 17:43 입력 2010.03.01 23:57 수정
최병태 선임기자

동북아 물류통상 특성화 … 첨단 송도캠퍼스서 제2도약

안경수 인천대 총장은 학교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설계자답게 의욕이 넘쳐 보였다. 인터뷰 직전에 홍보실 관계자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척 말씀을 많이 하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역시 마이크를 갖다대니 일사천리였다. 인터뷰 말미에는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했다. 자리에 앉아서 근엄하게 진행하는 인터뷰가 아니라 필요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봉을 직접 들고 학교 발전 청사진을 설명했다. 신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개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판은 감수하겠다는 카리스마도 보였다.

안경수 총장은 “송도 캠퍼스 시대를 맞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기간에 학교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정지윤 기자

안경수 총장은 “송도 캠퍼스 시대를 맞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단기간에 학교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정지윤 기자

인천대가 인천전문대와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2학기부터 송도로 캠퍼스를 옮겨 본격적인 송도 시대를 열었다. 2012년 임기가 끝나는 안 총장을 지난 22일 송도 캠퍼스 집무실에서 만났다.

안 총장은 “국립대 법인 전환을 계기로 인천대가 한 단계 높이 도약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힘을 합하면 학교 발전 계획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 인천전문대와 통합해 외형이 커졌습니다. 인천대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와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대학 통합으로 입학정원이 올해부터 1680여명에서 2680명으로 늘었습니다. 소규모에서 대규모 대학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특히 작년 7월 송도 캠퍼스 시대의 막이 올랐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학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입시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했습니다. 우리 대학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인천대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했으나 현재 수도권에서 우수 대학으로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향후 국립대 법인 전환과 아울러 계획 중인 글로벌 캠퍼스로의 도약이 본격화하면 대학의 위상은 몇 년 내에 급상승하리라 봅니다.”

- 대학 발전을 위한 청사진은 무엇입니까.

“대학을 혁신적으로 바꾸게 될 장기 발전전략인 ‘UI비전 2020’을 최근 수립했습니다. 대학 통합, 국립대학 법인 전환, 글로벌 캠퍼스 조성 등이 골자입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국내 10위권, 세계 100위권 명문대학으로 진입할 계획입니다.”

- 비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5대 특성화 분야를 선정해 대학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5대 특성화 분야는 동북아 국제통상 및 물류 특성화, 응용기술 융합 특성화, 생명과학분야 특성화, 거점대학으로서의 지역학 및 도시학 특성화, 중국학 등입니다. 올해부터 교육·연구 역량을 혁신적으로 키울 것입니다.”

- 국내 경쟁 대학과의 차별화나 특화 전략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송도지구 11공구에 제2캠퍼스인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해 해외 명문대학 분교 5개소, 유명 연구소 분원 3개소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들 대학과의 공동연구 및 공동학위제 등을 통해 대학의 글로벌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앞으로 인천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은 외국에 가지 않고도 해외 유명대학의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영국의 플리머스 대학, 벨기에 겐트 대학 등과 분교를 설립하기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미국의 세계적 연구소인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분원이 올 3월부터 본 대학 캠퍼스 내에 설치, 운영될 것입니다.”

- ‘중국에 강한 대학’이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8년 전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물류통상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해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로부터 최근 4년간 60여억원의 대학 특성화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자학원을 유치해 중국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중국·화교 연구자료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는 인천대가 중국 연구의 핵심거점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입니다.”

- 인천전문대와 통합한 이후 학내 갈등과 문제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조적 변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갈등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두 대학 통합은 1995년부터 논의돼 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99년에 통합에 합의했으나 수도권정비법 때문에 통합이 물거품됐습니다. 이처럼 통합 과정에서 대학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많은 논의와 구성원들의 동의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학내 갈등은 적은 것으로 봅니다.”

- 국립대 법인화가 현안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가실 것입니까.

“2006년 정부와 인천시가 인천대를 국립대학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3년여 동안 대학 구성원들 간에 많은 갈등을 겪은 게 사실입니다. 법인 전환에 따른 교직원 신분 불안과 안정적인 재정 확보, 대학 자율성 보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그런 갈등을 봉합하고 구성원이 합의한 법안이 입법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법인화 후에도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학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개혁정책도 과감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국립대 법인화로 전환한 후 학교 운영의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한 구상은 무엇입니까.

“법인 전환은 자율 책임경영의 강화를 의미합니다. 재정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법인 전환 후 5년간 해마다 300억원씩 1500억원을 지원받고 제2캠퍼스 부지 12만평과 유수지 3만3000평을 받게 되면 재정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대학은 전국 대학에서 8번째, 인천 지역에서는 첫 번째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운영해 해마다 20여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어 학교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대학 발전은 연구 업적이 뛰어난 교수 영입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SCI급 논문 실적이 우수한 국내외 저명학자 30명 정도를 특별 초빙할 계획입니다. 이 중 10명 정도는 외국인을 채용할 것입니다. 대학 자체 평가에서 상위 10% 이내 드는 교수에게는 3년 이내 안식년, 부교수 정년보장·성과급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하겠습니다.

- 약학대 1차 심사에서 떨어졌습니다. 의과대학, 약학대 신설에 대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일단 학교 역량이 부족했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이 송도 국제도시의 첨단 바이오단지와 의료복합단지의 중심부에 있습니다. 이번에 신설되는 생명과학부를 중심으로 약학 분야에서도 송도 입주 기업이나 연구소와의 공동연구 등으로 기술 교류를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의과대학 설립 문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천의료원과의 통합과 이를 통한 의과대학 설립안에 대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의과대학 설립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 대학 발전의 토대가 될 중요한 사안을 잘 마무리하셨는데요.

“저 나름대로 강하게 밀어붙였던 여러 핵심 정책과 그 성과가 후배 교수나 직원 또는 동문, 학생들로부터 정당하게 평가받을 것입니다. 구성원들로부터 글로벌 명품 대학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틀을 마련한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인천대는… 세계 100위권 진입 목표 국립대 법인 전환 추진

인천대가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인천대는 30년 역사의 도화동 캠퍼스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해 7월 송도경제자유구역에 마련한 새 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총 사업비 4047억원이 투입된 송도 캠퍼스는 송도국제도시 4공구 45만㎡의 부지에 연면적 21만㎡ 규모다. 대학본부와 인문관, 공학관, 도서관 등 첨단시설을 갖춘 건물 29개동이 들어섰다. 국내외 대학 중에서 송도 캠퍼스 시대를 여는 첫 대학이다. 인천대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송도경제자유구역 내에 제2캠퍼스 설립 계획을 세워놓고 인천시와 협의 중이다. 안경수 총장 인터뷰를 위해 찾은 송도 캠퍼스는 마치 도시계획이 잘된 연구단지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이것은 외형적인 변화의 하나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국립대로의 전환이다. 국회 계류 중인 국립대 법인 전환 법률안이 통과되면 인천에서는 유일한 국립대로 우뚝 서게 된다.

인천은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국립대가 없는 지역이었다. 인천에 국립대가 없다 보니 우수 학생들을 타 지역으로 빼앗긴 것이 사실이다. 인천 소재 고등학교 졸업생의 지역 내 대학 진학률이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도 이런 이유에 있다. 국립대를 두는 것은 인천시와 인천시민의 꿈이었다. 인천시민 88%가 국립대 전환을 찬성하고 130만명이 서명한 것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인천대는 국립대 전환을 계기로 교육시스템 혁신, 연구경쟁력 강화, 행정서비스 개혁, 대학인프라 조성 등 대학 발전 청사진 실현을 통해 2020년까지 국내 10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북아 시대를 이끌 핵심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대학의 장·단기 목표다. 중국학 분야, 물류·통상 분야, IT·BT·NT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인천의 지리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대학 발전 전략이다. 국립대 전환과 맞물려 새 캠퍼스를 송도에 자리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해외 유명 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인천대는 전 세계 18개국 126개의 유수 명문 대학과 교류 협정을 맺고 교환학생을 통한 복수학위제, 국제 인턴십 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 대비 외국 파견 비율은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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