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 “뜻이 오가고 변화가 생겨야 완전한 소통”

2011.04.01 20:57

공무원에 ‘대국민 소통법’ 강연 가진 소설가 이외수

“일방통행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며 오고 가야만 소통이란 단어가 성립됩니다. 소통의 완성은 뜻이 오고 가는 것뿐만 아니라 소통에 의해 변화가 초래돼야 하고 그 변화가 아름다운 것이어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온라인 공간을 통해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아 ‘소통의 달인’이라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씨(65)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부부처 온라인 대변인 150여명을 상대로 ‘소통’에 대해 강의했다.

이씨는 1일 서울 와룡동 문화부 대강당에서 열린 ‘소통의 달인에게 듣는 대국민 소통법’이란 강연에서 “감성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핵심이며 소통의 핵심이며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1일 서울 종로구 문화체육관광부 강당에서 정부부처 온라인대변인과 문화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통의 달인에게 듣는 대국민 소통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소설가 이외수씨가 1일 서울 종로구 문화체육관광부 강당에서 정부부처 온라인대변인과 문화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통의 달인에게 듣는 대국민 소통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이씨는 강연에서 진정한 소통은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며 문화예술과 감성계발을 홀대하는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문화부에 대해서도 “문화만 해도 광대한데 체육을 합하고 그것도 모자라 관광까지 더한 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이것은 어마어마한 모순이며 어느 나라가 이러한 정책을 쓰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니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 출마자들이 정책적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육성하겠다고 하는 공약을 4대 공약 안에 넣은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문화와 예술, 행복과 아름다움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시절 강원도 산골의 분교에서 사환으로 일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초등학교 4학년짜리 어린이와 개구리를 잡는데 그 아이는 어느 돌에 개구리가 숨어 있는지 ‘딱 보면 안다’고 했고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며 “시골 아이들은 나무 이름은 몰라도 자연에서 감성을 익힌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도시 아이들은 ‘성적 올리기’에 급급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이씨는 지적했다. 그는 “학원을 8개씩 다니며 밤 10시쯤 집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흡사 40대 샐러리맨 같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해결하기보다 ‘엄마, 돈 줘’라고 먼저 외치는 아이들에게 창의력이 생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적 잘 올리는 사람이 바람직한 인간인가, 65년 동안 살면서 좋은 머리를 가지고 좋은 대학 나와 나라 말아먹은 사람을 많이 봤다”고 비판했다.

소설 <칼> <괴물> 등으로 유명한 이씨는 69만여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으며 1990년대 초반 PC통신 시절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독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는 강연에서 “대학 중퇴 후 자취하던 시절 너무 가난해서 보름 동안 굶으며 집에서 나오지 않자 주인이 초상 치를까 봐 걱정해 쫓아내려고 해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게 됐다”는 자신의 젊은 시절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또 최근 자신이 사는 강원 화천이 구제역으로 산천어 축제가 취소돼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때 트위터로 화천 찐빵 5000상자를 팔았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씨는 매듭말에서도 소통에서 감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크라테스는 ‘모든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고 말했어요. 그 행복의 핵심에는 아름다움이 있고, 예술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감성이 시대를 주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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