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디자인 브랜드, 공장(gongjang)

2011.05.22 22:19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린’, ‘에코’, ‘친환경’을 표어로 내세우는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공장(gongjang)’은 2002년에 설립된 친환경 디자인 브랜드이다. 공장의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공장의 모든 제품은 재생지와 콩기름잉크로 만들어졌다. 이 뿐이라면 친환경을 내세우는 다른 디자인 업체들과 별 차이가 없을 테지만, 공장은 여기에서 나아가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와 기부를 통해 디자인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공장의 디자이너 유혜경씨와 공장과 에코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대에 있는 공장의 직영매장

홍대에 있는 공장의 직영매장

-디자인을 통해 ‘환경적인’ 대안을 제시하다

공장의 제품들

공장의 제품들

공장의 제품들

공장의 제품들

설립 초기 공장은 자연적인 느낌의 소재를 사용해 수공예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던 중, 6년 전 공장의 대표인 박현정 실장이 대학원에서 그린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브랜드의 성격이 바뀌었다. 유혜경씨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으로 환경을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 세대를 위해 신중히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친환경 브랜드로 바뀐 후 초기에는 환경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많이 치중했다. 유씨는 “북극곰이나 펭귄을 내세워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런 것들이 너무 흔히 쓰이다 보니 식상한 구호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공장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동물이나 나무 등 자연물을 본뜬 제품을 통해서 자연의 감성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유씨는 에코디자인에 대해 “에코디자인은 제품에서 환경에 부담을 주는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디자인, 재료 선택, 가공, 사용, 폐기 등 디자인의 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공장의 자체적인 제품 환경성 평가리스트인 에코리스트. 공장 홈페이지에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공장의 자체적인 제품 환경성 평가리스트인 에코리스트. 공장 홈페이지에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공장은 제품을 생산할 때 환경을 고려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제품의 환경성 평가 리스트인 ‘에코리스트’와 ‘그린라벨 제도’를 만들었다. 에코리스트로 제품의 환경성을 평가, 진단하고 이 점수에 따라 제품에 1, 2, 3단계의 그린라벨을 부여하고 있다. 이 에코리스트와 그린라벨 제도는 공장 홈페이지에(http://www.gongjangs.com/) 자세히 게재되어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유혜경 디자이너는 “제품의 제조과정부터 출시, 폐기까지 제품의 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기 위해 작년부터 에코리스트와 그린라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감성의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

공장은 제품 디자인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를 시도하여 사람들에게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 2010년에는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의식을 키워주기 위해 민우회 20주년 행사에 참여하여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와 청소년’ 프로젝트를 했다. 그리고 인디밴드들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앞에 매장이 위치하고 있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재생지와 콩기름잉크로 인쇄한 친환경 공연 포스터와 종이로 만든 CD케이스 제작 프로젝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공장이 참여한 민우회 20주년 행사에서 아이들이 ‘지구 지키기’를 주제로 그린 그림

공장이 참여한 민우회 20주년 행사에서 아이들이 ‘지구 지키기’를 주제로 그린 그림

또한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 모임인 농장(nongjang)도 운영하고 있다. 농장은 환경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모임의 주축을 이룬다. 유씨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환경을 디자인과 별개의 분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그린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농장은 다양한 전시와 워크숍을 열면서 여러 가지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현재 농장의 카페에는 여러 분야에서 모인 1500여명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고 기부도 하며, 내 개성도 살리는 자투리 명함 프로젝트

공장이 시도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자투리 명함 프로젝트는 특별하다. 자투리 명함은 제품을 제작하면서 종이의 남는 공간에 명함을 넣어 함께 인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제품과 명함을 별도로 인쇄했을 때 두 배로 드는 에너지와 자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유씨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아깝게 버려지는 것들이 많은데, 그렇게 버려지는 종이가 아까워 시작한 캠페인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디자인 브랜드, 공장(gongjang)

또 자투리 명함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이 프로젝트가 환경을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공장이 받는 돈은 진행비용에 쓰는 만원으로, 일 년간 프로젝트를 통해 모은 돈은 적절한 기부처에 전액으로 기부한다. 2009년에는 아프리카 수단의 망고나무심기 프로젝트에, 2010년 모금액은 아이티 지진피해 지원에 기부했다.

공장은 자투리 명함 프로젝트를 통한 기부 외에도 제품 수익금 중 일부를 WWF(야생동물보호기금)에, 재고 상품을 대안학교나 공부방 등에 기부하고 있다.

-계속되는 도전

공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 청첩장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하는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에 주목하여, 이러한 결혼 문화의 개선을 바라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유씨는 “낭비가 심한 결혼 문화에서 청첩장이 눈에 띄었고, 이것은 우리가 리디자인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고 프로젝트 시작계기를 설명했다. 앞으로 친환경 청첩장은 재생지를 사용하며 불필요한 장식을 생략하고, 최대한 버리지 않는 크기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처럼 공장은 계속해서 우리의 소비문화를 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하여 소비자에게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여 좀 더 환경과 디자인의 의미와 영역을 넓히는 일에 도전하려고 한다.

윤지애/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사진/공장(gongjang) 제공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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