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첫 감산… 물량조절 나섰나

2011.09.27 21:14

삼성 등 경쟁사에도 영향

애플이 4·4분기 아이패드2 생산량을 25%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올들어 스스로 감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패드2는 공급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감산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브스 인터넷판 등 미국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앤코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4·4분기 아이패드 생산에 필요한 부품 주문을 25%가량 줄였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JP모건 홍콩지점은 아이패드 부품을 생산하는 일부 납품업체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감산에 따라 3·4분기 1700만대였던 아이패드2 생산량은 4·4분기에는 130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아이패드2는 올 3월초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20일 만에 미국, 영국 등지에서 260만대가 팔려나가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5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물량이 달려 국내에서도 예약판매가 중단되는 등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애플이 2·4분기에만 930만대의 아이패드2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의 68.3%를 차지하는 판매량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잘 나가는’ 아이패드2의 감산에 나선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럽지역 경제위기로 유럽의 수요가 축소돼 애플이 전략적으로 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분기 세계 태블릿PC 제품 출하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1360만대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지만 태블릿PC가 경기 상황에 따라 판매량이 민감한 제품인 만큼 감산에 나섰다는 분석인 셈이다.

휴렛패커드(HP)와 리서치인모션(RIM) 등이 태블릿PC를 헐값에 판매하며 가격인하를 주도하고 있는 점도 물량 조절의 원인으로 꼽힌다.

태블릿PC 시장 철수를 선언한 HP는 99달러(약 11만7000원)에 재고떨이에 나섰고 RIM도 ‘플레이북’을 기존의 절반 값인 249달러(약 29만2000원)에 일부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은 조만간 250달러 수준의 새 태블릿PC인 ‘킨들파이어’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아이패드2의 공급물량이 수요보다 많을 경우 아이패드2의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격인하를 막기 위해 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감산에 착수한 게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도 4·4분기 공급물량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일부 정보기술(IT) 전문매체들은 이번 감산이 내년 초로 예정돼 있는 아이패드3 판매를 앞두고 아이패드2의 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도 분석했다.

애플이 특별히 감산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서스케하나 파이낸셜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카소는 “현재 애플의 공급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3·4분기 생산량이 워낙 많아 4·4분기 물량을 다소 줄이는 것일 뿐 출하 감축과는 관련없다”고 밝혔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감산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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