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윤혜숙, 방출 설움 딛고 ‘펄펄’

2012.12.20 22:33 입력 2012.12.21 17:36 수정
김창영 기자

이적 후 리시브 1위 등 맹활약… IBK기업은행 선두 질주 주역

지난 두 시즌 동안 ‘잘나갔던’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 감독과 프런트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선수는 용병도, 주공격수도 아닌 주장 윤혜숙(29·수비형 레프트·사진)이었다. ‘코트에서 선수들의 파이팅을 주도하고 묵묵히 설거지(수비)를 해주는 맏언니’라고 극찬했다.

그러다 현대건설은 2010년 결혼 이후 출산까지 미루며 코트를 누빈 그를 전격적으로 트레이드했다. 그런 윤혜숙을 품은 게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이었다.

프로배구 윤혜숙, 방출 설움 딛고 ‘펄펄’

윤혜숙이 IBK기업은행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농익은 노련미를 과시하고 있다. 친정팀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고 팀은 20일 현재 11승1패(8연승)의 기록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자신도 화려한 공격수는 아니지만 내로라하는 후배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리시브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의 석진욱과 같은 존재다.

이적 후 팀이 8연승 질주를 하고 있지만 윤혜숙은 여전히 방출에 대한 서운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되레 오기가 발동했다. 리시브 1위에 오른 소감을 묻자 “개인 성적에는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면서 “우리 팀이 페이스를 잃지 않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을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하지만 윤혜숙은 “10년 동안 거기에서 뛰었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계약을 못하겠다. 다른 팀을 찾아보라고 했을 때 너무나도 서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현대건설에서 은퇴를 하고 싶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그렇기에 윤혜숙의 시즌 목표는 더 확고하다. 그는 “반드시 친정팀을 이기고 IBK기업은행의 통합우승을 이끌기 위해 내가 힘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면서 “얼마나 더 뛸지 모르겠지만 기업은행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시기에 대해서는 “사업을 하는 남편은 그만하라고 하지만 선수로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현재로는 체력과 건강이 나쁘지 않아 한 시즌 한 시즌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철 감독은 “윤혜숙은 득점력은 다소 떨어지는 반면 감초 같은 공격과 훌륭한 수비를 통해 주공격수들이 화려하게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수”라며 “주장 이효희, 리베로 남지연과 더불어 이적생 3명은 우리 팀의 보석과 같은 존재다. 특히 혜숙이는 팀의 살림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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