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06년 9월23일 독일 갔는데 26일에 어떻게 돈 받나” 김기춘 ‘엉뚱한 해명’ 들통

2015.04.10 18:41 입력 2015.04.10 23:50 수정

성완종 메모 속 ‘9월26일’은 독일 수행 신문사진 날짜 언급한 것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9일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 숲 속에서 주머니에 ‘메모지’를 지닌 채 발견됐다. 그는 왜 메모지까지 갖고 집을 나섰을까.

성 전 회장은 오전 6시 산행을 막 시작하며 경향신문과 한 50분간의 단독인터뷰에서 메모지에 적힌 내용과 돈을 전달한 정황을 전하면서 “말이 안되는 짓을 하니까, 신뢰를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리니까 내가 희생해서라도 사회를 바로잡아주는 길밖에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나 나중에 아실 테니 잘 다뤄주십시오”라며 “박근혜 정부가 깨끗해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에서 나설 때부터 작심하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의 요지를 메모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마치고 대선을 준비하던 2006년 9월25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국전 참전기념탑을 방문할 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일보 2006년 9월26일자 5면에 실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마치고 대선을 준비하던 2006년 9월25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국전 참전기념탑을 방문할 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일보 2006년 9월26일자 5면에 실렸다.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흔적은 유일하게 날짜를 적시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관련 메모에서 도드라진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의 이름 옆에 ‘10만달러(2006년 9월26일)’라고 적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2006년 9월에 김 실장이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벨기에·독일 갔잖아요. 제가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줬다”며 “9월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김 실장이 거기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오는데 이 부장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박 대통령과 벨기에·독일에 함께 갔었다는 상황을 말하기 위해 ‘9월26일자’ 신문 사진까지 찾아보고 집을 나선 셈이다. 김 전 실장은 9일 “내가 독일에 간 것은 9월23일인데, 9월26일 돈을 줬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9월26일을 돈 전달 날짜로 적어놓았다고 오독하고 성 전 회장이 적시한 의도와는 다른 해명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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