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비리 오명에 억울함 토로해”
홍문표·정진석 등 조문 행렬
10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시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는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이 이뤄졌지만 일부 유족과 친·인척 등은 오열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은 ‘어머니 옆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임시 빈소인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서산의료원으로 이날 오전 9시10분쯤 옮겨졌다. 시신이 안치될 때 성 전 회장의 부인은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터뜨렸다. 성 전 회장의 시신 안치를 지켜보던 한 유족은 “비리 기업인으로 오명을 뒤집어쓴 것에 대해 억울함을 자주 토로했다”며 비통해했다.
박성호 공동장례위원장은 “이 정권 창출을 열심히 도운 사람(성 전 회장)”이라며 “이 책임을 (정부 관계자들에게) 반드시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 김영준씨(62)도 “경남기업이 타깃이 된 이유가 명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조화와 조의금을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오후부터 성 전 회장의 국회의원 시절 충청권 동료인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 빈소를 방문한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은 “평소 가깝게 지낸 동료 의원이 이렇게 세상을 등져 비통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전 국회사무총장은 지난 9일 삼성의료원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았다.
유족 측은 성 전 회장의 유품 중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적은 메모가 발견된 것에 대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 전달에 대한) 내용을 전해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던 서산장학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표적 수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회의를 통해 취소했다. 유족들은 5일장을 지낸 뒤 오는 13일 오전 발인할 예정이다. 장지는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 성 전 회장의 부모 합장묘 옆이다. 장례는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