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못 믿은 감독…류현진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

2021.08.15 21:28 입력 2021.08.15 21:30 수정

<b>1회 통한의 피홈런</b>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 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회말 타이 프랜스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시애틀 |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1회 통한의 피홈런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 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회말 타이 프랜스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시애틀 |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일본인 투수 기쿠치와 광복절 매치
7회 1사 3 대 2 리드 상황서 ‘강판’
불펜투수 ‘와르르’…12승 물거품

“힘 떨어지는 느낌 없었다” 아쉬움
언론도 “89구 류현진 그냥 뒀어야”

류현진(34·토론토)이 ‘광복절 매치’에서 기쿠치 유세이(30)보다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도 거꾸로 패전 투수가 됐다.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의 교체 결정도 아쉬운 결과로 남았다.

류현진은 15일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수염을 기른 류현진은 언제나처럼 진지한 표정이었다.

한국 시간 광복절인 이날, 마침 상대 선발은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였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는 타자들과 상대한다. 상대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올림픽에서의 한·일전은 대표팀의 완패였다.

류현진은 실투 1개 때문에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타이 프랜스에게 던진 바깥쪽 속구가 살짝 몰리면서 중월 투런 홈런이 됐다.

하지만 홈런을 맞은 뒤 류현진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곳에 체인지업과 커터, 속구 등 다른 구종을 번갈아 꽂아 넣었다. 제구가 살아나면서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애틀 선발 기쿠치가 4.1이닝 동안 4사구 5개를 내주며 5안타 3실점한 것과는 대조되는 투구 내용이었다. 토론토 중계진은 지난 9일 보스턴전 부진(3.2이닝 10안타 7실점)을 딛고 살아난 류현진에 대해 ‘또 한 번의 농익은(vintage) 투구’, ‘제구의 달인(master)’, ‘투수 도사(guru)’라는 표현을 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의 호투에도 타선은 답답했다. 1-2로 따라붙은 2회초 1사 만루에서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2-2로 맞선 3회 1사 1·2루, 4회 2사 1·2루 기회를 모두 날렸다. 5회 1사 2·3루에서도 내야 땅볼로 겨우 1점을 뽑아 3-2로 역전시킨 뒤 7회 무사 2루에서는 3~5번 타자가 땅볼, 뜬공, 삼진으로 물러났다. 토론토 타선이 남긴 주자가 모두 합해 21명이나 됐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3-2로 앞선 7회 1사 1·3루에서 류현진을 빼고 트레버 리처즈를 투입했는데, 그는 연속타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스포츠넷은 이 장면을 두고 “89개밖에 안 던진 류현진을 그냥 뒀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류현진은 경기 뒤 “힘이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교체 결정은) 선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남긴 주자 2명이 홈런으로 모두 들어오면서 6.1이닝 3안타 4실점으로 기록이 나빠졌다. 시즌 6패(11승)째를 당했고, 평균자책도 3.72로 높아졌다. 류현진은 “초반 이후 제구가 잘된 덕분에 오래 던질 수 있었다”면서 “당연히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마무리가 아쉽게 됐다. 야구가 뭐 그런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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