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해체 강수에도 4강 문턱 못 넘은 최재형, ‘우향우’ 행보만 보이다 퇴장

2021.10.08 17:45 입력 2021.10.08 18:42 수정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권호욱 선임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권호욱 선임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명에서 4명으로 압축되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했다. 지난 6월말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을 일으키며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하고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지 석달여 만이다. 감사원장 시절 문재인 정부와 대립한 강직한 이미지로 ‘윤석열 대체재’로 주목받았지만, 준비 부족과 강경보수 일색의 행보로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힌 것으로 평가된다.

최 전 감사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당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도 보수여권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최 전 원장은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둔 지난 6월28일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감사원장직을 사퇴했다. 지난 7월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고, 지난 8월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정치권에 직행한 그의 행보를 두고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입당 직후 8%까지 오르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은 야권 2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안’으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을 계기로 지지율이 5% 박스권에 갇히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의 몇몇 질문에 “공부하겠다”고 답하면서 여야 대선 주자들로부터 “준비 안 된 후보”라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준비 안 된 후보’라는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지지율 반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던 최 전 원장은 지난달 14일 캠프 해체 선언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른바 여의도 정치에서 벗어나 ‘최재형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해체 이유를 밝혔다. 캠프 해체 이후 최 전 원장은 상속세 폐지, 낙태죄 폐지 반대 등 극보수적인 공약들을 내놨다. 이에 측근인 김영우 전 의원도 “최재형다움의 실체가 무엇이냐”며 그를 비판했고, 최 전 원장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마저 지지를 철회했다. 결국 최 전 원장은 대선 도전 3개월 만에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컷오프 결과를 지켜봤다. 그는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택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짤막한 입장문만 남겼다.

이날 기자가 찾은 캠프 사무실은 캠프 관계자 대부분이 짐을 챙기고 떠난 뒤여서 한산했다. 김선동 공동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와서 놀랐던 것 사실”이라며 “(최 전 원장은)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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