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점령 이후 아프간 아동 영양실조 최대 30배 증가

2022.01.12 15:04 입력 2022.01.12 15:19 수정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도시 칼라 아이 나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청하려는 사람들 수백명이 몰려 있다. 칼라 아이 나|AP연합뉴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도시 칼라 아이 나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청하려는 사람들 수백명이 몰려 있다. 칼라 아이 나|AP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아프간 일부 지역에서 아동 영양실조 비율이 30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국제 인도주의 비정부기구(NGO) 국제구호위원회(IR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2개월 동안 아프간 동부 도시 호스트와 서부 헤라트에서 아동 영양실조가 각각 30배, 2배 늘었다.

IRC는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해외 원조가 일제히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한 영향이 큰 것으로 봤다. 현금이 부족한 데다 겨울에 접어들고 식료품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식량부족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전체 인구의 98%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WFP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아프간이 올해 하반기 들어 보편적 빈곤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키 아켄 IRC 아프간지역 국장은 “모든 개발 원조를 중단하고 아프간의 금융자산을 동결하는 것은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더욱 암울한 현실은 언제 아프간 경제가 붕괴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료분야 종사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고, 병원에 약이 제대로 비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은 교사·의사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임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제재를 완화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도 외환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유엔은 이날 아프간 원조를 위해 단일구가 지원 구모로는 역대 최대인 44억달러 구호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아프간 접경 국가들에는 아프간 난민 지원을 위해 6억2300만달러를 모금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도 아프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3억8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아프간 재건과 아프간 난민 지원에 총 7억8200만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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